배도 15㎏에 10만원 훌쩍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간 격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은 40.6%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1%)보다 37.5%포인트 높았다. 지난달 사과 물가 상승률은 71.0%, 배 물가 상승률은 61.1%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판매 중인 사과.연합
과일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사과 도매가격이 1년 만에 2배 넘게 뛰어 처음으로 10kg당 9만 원대를 기록했으며, 배 도매가격도 15kg에 10만원 선을 넘었다.

이를 반영하듯 도내 대형 재래시장들의 사과·배 소매가격도 최고가를 보이고 있다.

제사상에 올릴 사과와 배를 사기 위해 13일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을 찾은 주부 이미영(52)씨는 제수용(특품) 사과 1알에 1만 원이라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이 씨는 “뉴스를 통해 사과값이 많이 올라 금 사과라는 소리를 들었으나 막상 가격을 직접 들으니 사과를 몇 개나 사야 할지 고민이 깊다”고 했다.

죽도시장에서는 이날 선물용 박스포장 사과 7.5㎏이 7만 원대, 일반박스(10㎏) 사과는 상품에 따라 7만 ~9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었다.

이날 안동 신시장에서는 사과 1박스(10㎏)이 상품에 따라 8~12만원, 배는 1박스(15㎏)에 11만원대에서 거래됐다.

구미 새마을중앙시장에서는 사과 1박스(10㎏) 8만5000 원대, 배 1박스(15㎏) 9만8000 원대에 거래가 이뤄졌다.

시장 상인들도 사과와 배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선뜻 강권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죽도시장 내 한 과일가게 주인은 “가격도 비싸지만 물량도 많지 않다”며 “사과를 꼭 구입해야 한다면 등급과 가격 과일상태 등을 잘 비교해보고 구입하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사과(후지·상품) 10kg당 도매가격은 9만1700원으로 1년 전(4만160원)보다 123.3%나 올랐다.

사과 도매가격은 올해 1월 17일(9만740원) 사상 처음으로 9만 원을 돌파했다. 이어 같은 달 29일 9만452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이후에는 9만 원 선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지난 6일(9만1천120원)부터는 9만원 선을 계속 웃도는 중이다.

배(신고·상품) 도매가격은 전날 15㎏당 10만3600원으로 10만 원대를 보였다. 지난 7일 10만120원으로 2021년 8월 19일(10만1000원) 이후 2년 7개월 만에 10만원 선을 넘어섰고 8일 9만9060원, 11일 10만60원에 이어 전날 10만3000대까지 상승했다.

도매가격은 중도매인 상회에서 소상인과 실수요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인 중도매 가격이다.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서 판매하는 소매가격 역시 1년 전보다 가격이 꽤 올랐다. 사과 10개당 소매가격은 전날 3만 97원으로 1년 전(2만3063원) 대비 30.5% 올랐다. 평년보다는 31.0% 높다. 배 10개당 소매가격도 전날 4만2808원으로 1년 전(2만8523원)보다 50.1% 올랐다. 평년보다는 15.9%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사과 물가 상승률은 71.0%를 보여 역대 세 번째로 70%를 넘었고 배는 61.1%로 1999년 9월(65.5%) 이후 24년 5개월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기상재해 여파로 지난해 사과생산량은 전년보다 30.3% 감소했고 비정형과(못난이 과일) 생산이 늘었다. 일각에서는 부족한 사과와 배를 수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지만 수입검역 문제로 신속한 수입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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