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서사격장 진입로 전면 차단 사격 반대 집회 강행…지원책 마련 촉구

18일 오전 8시께 열린 포항시 남구 산서사격장 일원에서 사격 반대 집회가 진행되는 모습. 황영우 기자

포항의 수성사격장에 이어 산서사격장 주변 사격반대 주민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산서사격장 내 폐유 등이 투기돼 토양분석이 필요하다는 주장마저 나왔다. 아파치 헬기 사격에 대한 반대라는 원점에서 문제점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18일 포항시 남구 장기면 산서리에 있는 산서사격장으로 진입하는 우회로 입구에서 장기면 개발자문위원회를 주축으로 한 주민 100여 명의 사격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군 당국은 K-9 자주포 사격이 예정됐지만 반대 주민들이 끌고 온 트랙터 8대가 산서사격장 포진지로 가는 도로 전면을 막아서면서 사실상 훈련이 이뤄지지 못했다.

혹시 모를 주민과 군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은 기동대 버스 9대 등을 동원해 경력 280여 명을 배치했다.

오전 8시로 예정된 집회 전, 이미 주민과 경찰 간 대치 국면이 나타났다.

경찰은 집회 통제선을 통한 질서 유지를 유도했으나 주민은 이에 응하지 않은 채 도로 한복판에 앉아 단체집회를 강행했다.

현재 수성사격장 중심의 반대위 주민과는 달리, 이번 집회 참여 주민은 산서사격장 일대 주민으로 구성돼 있다.

산서리 일대 주민은 우선, 수성사격장 반대위가 권익위 등 기관과 협의를 이룬 조항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산서리 주민은 해당 조항이 △수성리 주민 이주 △산서방호벽 설치 △929지방도 포장 △군사 보호구역 내 군 유휴시설 철거 △미사용 군용지 매각 △농수산물 군납 확대 △산서사격장 관리부대 전환 △주민 자녀 등 영어 교육 지원 △하천정비 △독거노인 주거시설 보수 △사진 촬영 △의료지원 △대민행사 지원 등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조항들이 산서리 주민과 상의가 되지 않았고 실질적인 지원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반발 강도를 높였다.

특히 과거 훈련에 참가한 자주포 궤도차량 등의 기동마다 지축이 진동했고 포 사격시 가축과 사람들이 놀라면서 유산 사례가 발생하는 등 오래묵은 피해에도 국방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간 참아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일 오전 8시께 열린 포항시 남구 산서사격장 일원에서 사격 반대 집회가 진행되는 모습. 황영우 기자

더욱이 산서사격장 내에 군 당국이 폐유와 폐콘크리트 등을 투기하면서 마을 주민의 식수원인 산서천이 오염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산서천은 건천이 아닌 상시적으로 흐르는 하천인데 7~8년 전 주민들이 목격하는 등으로 정황이 포착된 투기로 인해 이 곳에 살고있던 가재, 올챙이, 도롱뇽 유생 등 1급수 지표생물이 모두 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포 사격뿐만 아니라 산서천 오염 등을 통해 마을 주민이 관정(우물)을 파 마시는 물에 대한 안전성도 우려가 일고 있는 상태다.

산서리 주민은 토양 분석에 따른 투기 오염 및 투기자에 대한 책임 소재 확인 등을 통한 환경정화, 수성사격장과 산서사격장에 대한 논의에 산서리 주민을 포함시켜 마을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 마련도 요구하고 있다.

이외준 장기면 개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폐유 투기 등으로 인한 오염 문제 해결도 강력히 요구한다”며 “엄연히 사격이 이뤄지는 산서리 주민을 군 사격 협의에서 배제한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마을 주민은 “식수원 오염이 비단 산서리에 그치지 않고 장기천과 바다까지 흘러가기 때문에 문제가 크다”며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도 이제 주민 피해를 줄이면서 군 훈련을 해야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군 당국 관계자는 “산서사격장이 지난해까진 육군 관리였으나 올해 주민 요구로 인해 해병대로 전환됐다. 산서리 주민 의견을 인지하고 있으며 다음 민·관·군 협의체 회의가 개최되면 해당 문제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폐기물은 군부대 것이 아닌 것으로 현장 확인됐다”며 “현재로선 K-9 사격을 잠정 순연(지연)했다. 수성사격장에서 진행하는 박격포와 전차 사격은 정상 진행 중이다”라고 했다.

일각에선 수성사격장 반대위 주민 대표, 산서리 주민 대표, 기타 군 사격 영향받는 주민 대표 등을 추려 민간대표로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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