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설립 과정서 빚어진 갈등 2년만에 봉합 여부 관심 집중
만찬에 이강덕 포항시장 등 지역 일부 인사 초청…화합·소통의 장 될 듯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가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제10대 회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년여 동안 포항시-포스코간 갈등을 해소할 메시지를 보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은 21일 오전 9시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주주총회를 개최, 장인화 회장 후보를 비롯한 사내외 이사 선임의 건을 비롯한 주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이번 주총 주요 안건은 △정관 일부 개정 △장인화 회장 후보를 비롯한 사내외 이사 및 감사 선임 등으로,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전자투표시스템을 이용한 투표에 들어갔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000년 민영화 이후 열린 정기주총에서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가 모두 회장으로 선임된 터여서 장인화 회장 후보 역시 사실상 제10대 회장으로 선임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같은 날 오후 포항 포스코홀딩스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인 취임식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 취임식은 사내 주요 임직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같은 날 저녁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지역 일부 인사들을 초청해 만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장인화 차기회장 취임을 앞두고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포스코홀딩스 설립 과정에서 빚어진 2년 여 간의 갈등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다.

포항시와 포스코그룹은 지난 2021년 포스코홀딩스 설립 과정에서 본점소재지를 서울에 두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갈등이 시작된 뒤 이듬해 2월 본점소재지 포항이전·미래기술연구원 포항본원 설치·상생협력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 작성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2023년 포스코홀딩스가 미래기술연구원 포항본원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내 빈 건물을 리모델링 해 개원한 반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성남 분원을 설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포항지역에서는 지난 1년 여 동안 최정우 회장 퇴진 운동에 이어 장인화 회장 후보가 결정된 뒤에는 후보 선정 무효를 요구하는 등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의사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한 포스텍의대 및 부속병원 설립에 포스코그룹의 과감한 투자 요구가 나오면서 또 다른 이슈가 떠올랐다.

일단 지난 2년 간 깊이 패인 갈등의 골을 메우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포스코그룹이 포항시민들의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와 포항시민들이 포스코그룹이 어떤 제안을 할 경우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다.

이와 관련 최정우 회장은 지난 18일 이임사에서 지역상생과 관련한 메시지를 던졌다.

최 회장은 이날 이임사에서 “지난 2022년 태풍 힌남노 침수피해 당시 지역사회의 애정으로 135일의 기적을 이뤄냈다”고 전제한 뒤 “포스코그룹이 이해관계자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해 나가길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이 메시지가 장인화 차기 회장에게 보내는 것일 경우 21일 취임식 또는 만찬에서 어떤 식으로든 갈등의 골을 메우기 위한 메시지를 꺼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당장 구체적인 방향을 밝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포스텍의대 및 병원 설립 과제가 캐스팅 보드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실적으로 포스텍은 사립대학이기 때문에 의대 및 병원 설립 인가를 받더라도 정부지원 없는 막대한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포스코그룹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만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지역 정계가 그동안 꾸준히 포스코그룹에 대해 5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요구해 온 만큼 장인화 차기 회장이 이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밝힐 경우 대화와 타협 테이블이 마련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현실적인 부분에서 포스코그룹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그룹 모체인 포스코가 벌써 2년째 세계적인 철강경기 침체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미래소재산업인 양극재 시장마저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보이면서 당초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분야 탄소중립과 관련 세계적인 기관투자가들이 포스코그룹사에 대한 투자철회가 진행되면서 지난 15일 기준 외국인 투자지분율이 27.9%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9.79%와 대비할 때 무려 22%p나 빠진 것이며, 지난 2022년 이전 외국인 지분율이 60%대까지 치솟았던 것과 대비할 때는 반토막 수준이다.

따라서 내외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장인화 차기 회장이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 경제계 인사들은 “벌써 2년 넘게 철강경기 침체로 지역 경제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포항시와 포스코그룹간 갈등으로 인해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졌는데 장인화 차기 회장과 포항시민 모두가 지역 갈등 해소에 적극 나서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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