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프랑스의 문학가 앙드레 지드는 일기장에 이런 글을 남겼다 ‘질병은 우리에게 어떤 문을 열어주는 열쇠와 같다.’ 의미심장한 말이다. 건강하면 인생의 양지인 앞면만 보이며 편한 생활로 인생의 음지인 시련과 질병의 고통을 너무 쉽게 생각해 극복하지 못하고 평생 힘들게 헤매며 심지어 세상과 하직한다. 괴테도 ‘배울 수 없었던 것을 질병을 앓으면서 배울 수 있다’고 했다.

헬렌 켈리는 ‘저는 신발이 없다는 이유로 울었다. 그러나 한쪽 발이 없는 사람보고는 신발이 없다는 이유로 울 수가 없다’는 말도 있듯이 고통인 질병은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과정이며 산전수전을 겪어 속세(俗世)의 파란만장한 삶을 극복하는 보약이 되기도 한다. 고통 중에 제일 큰 고통은 생살에 메스와 방사선을 들이대는 질병이며 병마와의 처절하고 절박한 사느냐, 죽느냐, 하는 생(生)과 사(死)의 피눈물 범벅싸움이다.

불혹을 지나고 환갑·진갑도 넘기면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긴다. 간혹 응급실에도 들락거리며 건강을 자랑하며 당당하고 교만과 자만이 극치를 달리는 이기심도 크나큰 질병과 사고, 재난의 고통 앞에서는 작아지며 겸손하여 성격까지도 바꾸어준다. 삶은 동전 양면으로 앞만 보고 부어라, 마셔라 진수성찬 태평성대의 나날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동전 뒷면에 가려져 있는 크고 작은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하여 굶고 못 마시는 고통의 나날도 있는 것이다. 때로는 큰 사고와 중병으로 중환자실에 실려 가족과 집안에 비상이 걸려 걱정과 위로를 하면서 하느님 부르며 성모당 향해 합장 기도하면 자동으로 ‘나에게 이런 일’ 원망하며 제발 꿈이길 바라지만 세월 흐르면 얕아진다. 중국통일 불로장생 진시황도 갔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이승 막 내린다.

내 육신이 나 혼자가 아니고, 가족과 집안에 알게 모르게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었다는 공동체임을 깨닫게 한다. 누구나 삶에 대한 애착의 힘과 용기는 사랑의 끈으로 생긴다. 공룡 면적 250만 명 거대도시 대구경북신공항 착공에 국제도시 시간문제다. 푸른 초원 신천 둔치에 산책 나서면 건강을 챙기려고 걷거나, 달리거나, 운동기구에 매달리며 하이킹으로 심신을 단련한다. 어린 학생부터 구순 넘은 노인까지 남녀노소 막론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셀프 건강운동을 하는 다양한 모습과 표정들을 본다. 건강이 소중하다는 것을 현장에 와서 체험하니 ‘하루 1시간 걷기’ 건강예찬이 장수비결임을 깨닫게 한다. 걷는 사람이 많아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라’는 산 경험 고맙기도 하여 내일도, 모래도, 내년에도 먼동이 트면 건강한 모습으로 항상 이승에서 뵙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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