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의협 비대위 조직위부위원장이 21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정례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정부가 의대정원 2000명 증원 및 배정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24일 오후 2시 회의를 열고 앞으로 투쟁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부대변인 겸 조직부위원장 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24일 오후 2시 비대위 회의를 통해 어떻게 대응할지 의논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너무나 강경하게 우리의 호소를 받아주고 있지 않다”면서 “앞으로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는 예측불허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대변인은 “대화 상대방인 정부가 대화를 하자면서도 지금 나와 있는 행위들을 보면 전혀 대화를 하자는 행위들이 아니라고 느껴지기 때문에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며 “비대위, 대전협, 의대생 대표 모두 당장 오늘 저녁이라도 대화할 용기가 있다”고 했다. 특히 “만약에 1명의 전공의라도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받게 되면 교수협 등에서 밝힌 바와 같이 행정소송을 넘어 더 강력한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우리도 걱정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기 전에 양쪽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방안이 만들어지도록 정부가 조금 더 유연한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대변인은 “대학병원에서 수술과 진료 차질을 빚고 있으나 2차 병원과 개원가에서 환자들을 모두 소화해주기 때문에 현재 의료 대란이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개원가에서 다른 움직임이 생긴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의료의 파국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했다.

김강현 의협 비대위 대변인은 의대정원 증원 및 배정과 관련한 입장문 발표를 통해 “정부는 대한민국 의료붕괴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규탄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 발표 세부내용을 보면 의료 현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예쁘게 숫자만 맞춰 주먹구구식으로 배분한 탁상행정에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힌다. 심지어 300% 넘게 증원하겠다는 곳도 있다”며 “우리나라 의료를 정상화 시켜달라고 정부에 호소했지만 끝내 거부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여 년 동안 의사들은 필수의료 붕괴를 막아달라고 정부에 끝없이 호소했으나 정부는 땜질식 처방으로 오늘날의 필수의료 붕괴를 불러왔다”면서 “심지어 의료계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완전히 망가뜨릴 의대 2000명 증원을 전광석화처럼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오늘도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사들과 대화하기는커녕 범죄 집단으로 몰아 짓밟고 있다”며 “이런 억압적이고 꽉 막힌 정권은 역사상 어디를 봐도 유례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투표 첫날 54%의 투표율이 나온 것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지 정부는 준엄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14만 의사 회원과 함께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한민국 의료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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