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21일 광주 전남대 후문 상가 밀집지역을 방문, 이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과 함께 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

4·10 총선을 20일 앞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대통령 탄핵 의결정족선인 ‘범야권 200석 확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권은 총선 결과에 따라 범야권 탄핵 연대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은 총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한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거론하고 있다.

전남 해남·완도·진도 후보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1일 CBS라디오에 나와 “민주진보개혁 세력이 약진해 200석을 만들면 윤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에 조국혁신당 등 진보 진영 세력을 합쳐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 요건인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이자 서울 종로 후보인 곽상언 변호사도 이날 SBS라디오에 나와 “꼭 당선돼 윤 대통령을 탄핵해달라는 분이 계시다”며 ‘탄핵’을 언급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19일 강원 지역 방문에서 정권심판론을 호소하면서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도 우리가 힘을 모아서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라고 말해 사실상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시사했다.

아울러 조국혁신당이 “3년은 너무 길다”며 ‘윤석열 정권 조기종식’을 정치적 목표로 내걸고 있다.

정권 심판론에서 뻗어 나온 야권 일각의 탄핵 주장은 최근 정국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른바 ‘이종섭·황상무’ 논란에 따른 용산발(發) 리스크 때문에 여당 내에선 총선 위기론이 불거졌지만, 민주당 후보들은 수도권 격전지에서 상승세를 탔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의 공천 과정에 계파 간 갈등 속에 국민의힘이 수도권 상승세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수사 회피’ 논란과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언급 등 여권에 악재가 이어지면서 여당내에서도 판세가 불리해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기에 민주당의 우군인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일각에선 범야권 압승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병도 전략본부장도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권역별 판세를 종합하면 지역구 130∼140석 정도 승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외부 여론조사 평균치를 토대로 더불어민주연합의 예상 의석을 과반 승리 가능성을 장담했다.

낙관론이 여기저기 퍼지자 당 지도부는 역풍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전날 인천 서구 시장 방문에서도 김교흥(서구갑), 정일영(연수을) 의원이 ‘200석’을 입에 올리자 이재명 대표는 “정말 위험한 순간”이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170석이나 180석이니 이런 소리는 절대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당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이날 더 확실한 경고 메시지를 줬다. 김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판세가 백중세인데 실제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연이어 과도한 의석수를 자신하는 개인적 언급이 나타난다”며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