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지영 한국전력 대구본부 고객지원부 차장

지난해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래 가장 높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연평균 기온 13.7도로 관측 이래 가장 무더웠다. 폭염일수와 열대야일 수도 평년보다 많았으며, 역대급 더위에 이어 북극 한파도 찾아와 이상기후를 체감하게 했다.

이처럼 폭염과 한파가 이어지는 시기엔 냉난방기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전으로 냉난방기가 멈춰버린다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아파트 단지 정전의 주된 원인은 고객 구내 변압기 고장이다. 아파트 내에 설치된 변압기는 아파트에서 소유·관리한다. 선풍기 1~2대로 여름을 나던 과거와는 달리, 에어컨·인덕션·건조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이 보급됨에 따라 세대별 전기 사용량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아파트 내 변압기 용량은 건설 당시 그대로 머물러 있어,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 집중하여 변압기 과부하 정전이 발생하곤 한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여 한전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고압아파트 노후 변압기 교체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변압기 자재가액의 80%를 지원하는 교체 지원 사업은 자체 변압기 설치 후, 15년 이상 경과한 아파트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단,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임대아파트, 과거 지원 실적이 있는 아파트, 국가지원사업 이중지원 아파트 등은 제외된다.

신청 아파트의 경우 노후도, 세대별 용량, 아파트 가격, 전용면적 등의 기준에 따라 평가 후 선정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최종 지원 대상을 결정한다.

여기에 더해 기존 노후 변압기를 ‘고효율 변압기’ 신품으로 구매·교체하는 경우, 에너지효율향상사업 지원금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으며 효율 향상에 따른 전기요금 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아파트 내 변압기의 부족한 용량과 노후화 문제는 정전으로 극심한 주민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적기 교체가 시급하다.

하지만 변압기 교체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선뜻 교체하지 못하는 아파트가 적지 않다. 한전의 ‘고압아파트 노후 변압기 교체 지원 사업’을 적극 활용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교체가 가능하다.

사업 지원 신청 접수 기간은 올해 4월 9일까지이며, 자세한 지원절차와 지원대상, 제출서류 등은 각 아파트 관할 한전 사업소로 문의하면 된다.

올해는 지난해 역대급 더위를 넘어서는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란 관측이 일찌감치 나오고 있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냉방기에도 정전 없는 시원한 여름나기를 위해서는 노후화된 전기설비를 사전에 점검하고 적기에 교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편안하고 안전한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고압아파트 노후 변압기 교체 지원 사업’에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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