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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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믿기지 않는 정치인의 언행이 또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지원 유세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 안보 정책을 비판했다.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야당이 정부를 공격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손을 연거푸 비비는 행동을 곁들인 이 날 발언은 야당 대표의 것인지를 의심케 할 정도다.

이 대표는 “중국인들이 한국이 싫다고 한국 물건을 사질 않는다.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謝謝·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는 뜻)’,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되지”라고 했다. 심지어 이 대표는 중국과 대만의 양안 문제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고도 했다.

미-중 패권 경쟁이 첨예화하면서 신냉전 시대를 맞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시대착오적 중국과 러시아, 북한 독재집단과의 대항전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이 타이완을 치면 우리나라 국민총생산(GDP) 23%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금의 외교 현실은 등거리 외교니, 전략적 모호성이니 하는 외교 논리가 안 통하는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8일 싱하이밍 중국 대사를 대사관저로 직접 찾아가 대사로부터 일장 훈시를 들었다. 싱하이밍은 미리 준비한 15분 분량의 원고를 읽어내렸다. 싱하이밍은 주재하는 국가의 심장부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권위적이고 강압적이며 오만방자한 말들을 쏟아냈다. “중국의 패배에 배팅하다가는 나중에 후회한다”고 했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에게 친중 외교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라는 ‘주문’까지 했다. 이런 내정간섭으로 볼 여지가 큰 발언에도 이 대표는 제지하거나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당시 민주당 참석자들은 무릎을 조아리고 수첩에 받아적기까지 했다.

이 대표의 친중 ‘셰셰’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처럼 민주당의 체질화 된 대중국 굴종 인식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의 사대주의(事大主義)적 ‘셰셰’는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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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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