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장
한희원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장

문화행사로 직원들과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했다. 공칠과삼(功七過三)이 떠올랐다. 모택동은 수천만 인민을 죽음으로 내몬 학살자였다. 그래도 중국인은 그가 잘한 것이 70%이고 잘못한 것이 30%라고 평가한다.

그동안 이승만 전 대통령은 비난의 대상이었다. “하와이 깡패, 백인 미녀들과 놀아난 플레이보이” 등 2013년 모 단체가 제작한 백년전쟁은 이승만 죽이기의 결정판이었다. 일각에서는 해명에 매달렸지만, 애당초 거짓 프레임이니 해명될 리도 없었다. 한강 다리를 폭파하고 대통령 혼자 서울을 탈출했다는 “런승만” 등 오히려 거짓이 홍보되고 증폭되어 버렸다.

이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답변을 들어 볼 일이다. “왜 이승만을 비난하는가? 근거자료는 무엇인가? 헐뜯는 이유가 북조선 김일성 정권과 대개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나라는 건국의 아버지에 대해, 잘못은 덮어주고 잘한 점은 부각해서 나라의 자랑거리로 만드는데, 있는 공도 깎아내리는 이유는 뭘까?” 관람 내내 이런 의문이 떠올랐다.

마침 AI 전도사 법률가가 이런 의문에 대해 AI의 답변을 보내주었다. AI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이승만을 헐뜯는 사람들은 대개 공산주의자, 반미주의자, 반자유민주주의자, 반시장경제주의자들이다. 그들은 미국을 식민제국주의로 본다. 따라서 이승만이 미국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것을 미국의 부하로 미워한다. 그들은 이승만을 일본의 친구나 협력자로 보고 친일주의자로 몰아세운다. 그들이 참고한 비난의 근거자료는 주로 공산주의 이념을 지지하고 자유시장 경제의 가치를 비판하는 책, 기사, 영상 등이다. 그들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자부심과 존경심이 부족하거나 없기 때문에 건국 대통령을 깎아내린다.”

오늘날 AI는 이쪽저쪽 모든 자료를 다 수집해서 스스로 학습한 딥러닝으로 판단하는 존재이다. AI의 답변은 모든 자료를 참고하여 깊이 생각하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관계는 이렇다.

“그는 일제가 짓밟은 한반도에, 최초로 반공산주의 현대자유문명국가를 세웠다. 그는 토지개혁을 단행하여 조선왕조 내내 땅이 없이 노예처럼 살던 농민을 땅을 가진 자유인으로 만들었다. 왕조시대 조선의 여자들은 물건 취급을 받았지만, 그는 하와이에 조선 최초의 남녀공학 학교를 설립하여 교육했다. 심지어 어린 여자아이가 미국인에게 노예로 팔렸다는 소식을 듣고는 여관을 샅샅이 뒤져 아이를 구했다. 그는 1948년 5·10선거부터 조선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었고 제헌헌법에 여성의 투표권을 명정했다. 1971년에야 투표권을 허락받은 스위스 여성보다 무려 23년이나 앞선 일이다. 그는 CIA의 전신인 미국 전략사무국(OSS)과 공조하여 항일 군사작전을 광복군보다 먼저 추진해 한국인 대원 장석균 등을 뽑아 보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결단했고, 미국을 압박하여 한미방위조약을 끌어냈다. 그는 항일투사로 5년 7개월간 한성감옥에 투옥되었다. 감옥에서도 독립정신 원고를 작성했다. 결론적으로 조선왕조라는 동일한 배경에서 북한은 김씨 일가 왕조국가를 만들었다. 반면에 그는 이 땅에 현대자유민주 문명국가를 탄생시켰다.

이것이 팩트다. 팩트는 변하지 않는다. 이념의 안경을 쓰고 팩트를 평가해서 좋다 나쁘다 할 수는 있지만, 사실관계는 하나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말한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적은 다대하다. 균형 잡힌 평가가 필요하다. 공팔과이(功八過二)라 해도 인색하단 생각이다.”

1920년 이승만의 중국 밀항을 도왔던 절친 보스윅은 영결식에서 절규한다. “내가 자네를 안다네. 내가 자네를 알아. 자네가 얼마나 조국을 사랑했는지, 자네가 얼마나 억울한지를 내가 잘 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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