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에서는 안동시 풍산읍 소산리 소재 효심의 산실 삼구정에 걸린 현판 34점을 인수한다.

삼구정은 1496년(연산군 2) 안동김씨 소산 입향조 김삼근의 손자이자 사헌부장령을 지낸 김영수가 백씨 김영전(사헌부감찰)과 중씨 김영추(수원부사)와 상의해 건립한 정자이다.

삼구정 이름은 이곳에 거북 모양의 고인돌 3개가 있어 붙여진 것으로, 노모께서 거북처럼 장수하고 돌처럼 견고하게 지내실 것을 바라는 뜻이 있다.

허백당 성현(1439∼1504)이 쓴 삼구정 기문에, 형제들이 노모를 봉양하기 위해 가까운 고을 수령으로 부임해 왔을 뿐만 아니라, 효자로 이름난 노래자(老萊子)처럼 색동옷을 입고 재롱을 피워 노모를 즐겁게 해 드린 광경이 잘 묘사되어 있다.

현판은 용재 이종준이 쓴 삼구정(三龜亭)편액과 허백당 성현의삼구정기를 비롯하여 김극검, 신용개, 류중영 등 많은 사람들이 쓴 시판들이다.

특히, 청음 김상헌(1570∼1652)이 한문4대가의 한 사람인 상촌 신흠에게 요청해 쓰게 한 삼구정팔경시와 이에 대해 김상용, 류근, 홍서봉 등 당대 이름난 문사들의 차운시가 포함되어 있다.

삼구정은 어버이에 대한 효심과 보본의 정성이 서려있는 곳이다.

5월 가정의 달, 부모자식간의 인간도리가 점차 각박해져가는 오늘, 그 옛날 삼구정이 우리들에게 말없는 교훈을 일깨워주고 있다.

한편 한국국학진흥원은 멸실 위기에 있는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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