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네 주민들은 눈이 거울보다 맑아요

산수유 피고 현호색 피는 봄이면 때때로

꽃잎같은 비가 내려요

햇빛 따사로운 날 산들이 향기로운 그림자를

끌고 와서 오래오래 물소리를 듣기도 해요

다슬기 버들치 송사리들의 낮은 지붕 아래로

가끔은 신들이 와서 묵어 가는지

등불 하나 켜지 않은 그 작은 집들이 얼마나

밝게 빛나는지요.

감상:아주 고운 마음으로 쓰여진 시이다. 시인의 마음이 여리고 고와야 이런 고운 시가 쓰여지게 마련이다. 물 속 마을이 있다면 그것은 아름다운 세계일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이상향을 그리워하고 그곳을 찾아갔지만 결코 실망만 안고 돌아오기도 한다. 등불 하나 들고 그런 아름다운 동화 같은 마을을 차자가 보자꾸나.(시인 정민호)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