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커플즈' - 김주혁·이시영 등 주연 로맨틱 코미디…내달 3일 개봉

우연의 연속으로 탄생하는 인연. '운명'으로도 불리는 남여간의 이런 첫 만남은 연애, 로맨스와 관련된 가장 흔한 판타지다.

'커플즈'는 우연에 우연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한꺼번에 여러 커플이 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그러나 그런 수많은 우연들이 절묘한 타이밍으로 맞아떨어지는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판타지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티 카페를 운영하는 유석(김주혁)은 빚까지 내 신혼집을 마련하지만, 프러포즈하려던 날 여자친구 나리(이시영)는 문자 한 통만 남기고 사라진다. 흥신소를 하는 친구 복남(오정세)에게 부탁해 행방을 수소문하지만 두 달 째 감감무소식.

그러던 어느날 대출 문제 때문에 은행에 갔다가 강도가 들이닥치고 우연히 함께 있던 교통순경 애연(이윤지)이 유석을 위기의 순간에 도와준다.

그날 저녁 나리를 찾았다는 복남의 전화를 받고 단골 주점에 나간 유석은 그 자리에서 다시 애연을 마주치고, 여러 황당한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애연을 집으로 데려오게 된다.

애연과 함께 있는 동안 유석은 나리를 점점 잊고 애연의 순수한 매력에 빠져든다.

한편, 복남의 조사 결과 꽃뱀이었던 나리는 돈이 별로 없는 유석을 떠나 우연히 사업가 병찬(공형진)을 만나 사귀게 되는데, 병찬이 조폭 출신임을 알고 놀라 병찬의 돈만 훔쳐내 도망갈 궁리를 한다.

이전부터 친구의 애인인 나리에게 연정을 품고 있던 복남은 유석에게 나리의 행방을 알리지 않고 따라다니다 나리에게 휘말려 그녀를 돕게 된다.

이야기는 이렇게 로맨스로 시작하는 듯 하다가 병찬의 돈가방을 둘러싼 좌충우돌 코미디로 흘러간다.

그리고 결국 모든 해프닝이 끝났을 땐, 여러 우연한 사건들의 신묘한 결합으로 주인공 두 커플을 비롯해 단역으로 등장하는 여러 커플들이 한꺼번에 '짠' 하고 탄생한다.

여러 인물들이 소개되고 각각의 이야기들이 옴니버스식으로 펼쳐지는 도입부에 비해서는 사건들의 연결 고리가 드러나고 서로 맞물려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 후반부가 조금 더 볼 만하다.

그러나, 인물들이 의도한 필연이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고는 해도 대부분의 상황들이 우연으로 맞물리는 비현실적인 상황은 좀처럼 공감하고 몰입하기가 어렵다.

전체적으로 로맨스보다는 코미디를 기대하는 관객들이 더 만족할 만한 영화다. '가문의 위기' '가문의 부활' 등을 연출했던 정용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1월 3일 개봉. 상영시간 110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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