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한달 맞은 '하이킥3' "풍자·유머코드 풍부…판단 일러"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포스터.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 3')이 방송 한 달을 맞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캐릭터들이 정립되지 않아 산만하다는 시각이 있는 한편 사회 풍자와 유머 코드가 풍부해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시청률을 두고 전작보다 못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아직 성패를 논하기는 일러 보인다.

김병욱 PD와 함께 '하이킥 3'가 지난 한 달간 달려온 길을 돌아봤다.

◇시청률 부진? 판단은 시기상조 = 23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하이킥 3'은 지난 20일 20회까지 전국 기준 평균 11.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작인 '지붕뚫고 하이킥'은 20회까지 평균 시청률이 11.1%였다. '하이킥 3'의 시청률 부진 이야기가 나오지만 실상은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지붕뚫고 하이킥'이 시청률 20%를 넘어선 것은 멜로라인의 등장인물들이 탄력을 받은 60회 이후부터다. 중반까지 평균 시청률은 13.7%에 그쳤다.

그러나 이전 시리즈의 후광을 감안하면 현재 시청률은 기대를 밑돌고 있다는 평가가 대세다.

시청률 외에 화제성에서 이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빵꾸똥꾸'나 청순글래머 식모 등 '지붕뚫고 하이킥'이 숱한 이슈를 만들었던 것에 비해 '하이킥 3'는 아직 이렇다 할 이야깃거리나 캐릭터를 보여주지 못했다.

주요 등장인물들이 10명이 넘다 보니 캐릭터에 대한 설명에 치중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그래서 산만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병욱 PD는 "원래 시트콤은 캐릭터 잡는 게 시간이 걸리는 장르"라며 "고정 캐릭터 수는 이전과 비슷한데 비슷한 연령대의 출연자가 많다 보니 캐릭터에 익숙해지는 기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더 세진 사회풍자로 이전 시리즈와 차별화 = 내용 면에서 살펴보면 '하이킥 3'는 이전 시리즈와 비슷한 듯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소심하고 덜 성숙해 보이는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고 등장인물들이 비밀 공간을 공유한다는 점은 이전 '하이킥' 시리즈와 맥을 같이하지만 사회풍자의 강도는 더 세졌다.

'88만원 세대' 백진희는 수천만원의 학자금 빚을 진 채 남의 집에서 투명인간처럼 얹혀살아야 하고 친구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가장 안내상과 아내 윤유선은 끊임없이 돈을 외친다.

안내상이 땅굴의 경제 효과가 1억5천만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에서는 각종 국책 사업의 경제적 효과를 부풀리는 사례들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김병욱 PD는 "처음부터 동시대성을 강조하고 싶었다"며 "'하이킥'은 시리즈마다 콘셉트가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스릴러, 코믹, 멜로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아보고 싶었고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는 절절한 멜로를 그리고 싶었다. 이번에는 다큐 같은 느낌으로 동시대성을 담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병욱 PD는 "배우들이 너무 다 잘해주고 있다"며 "처음부터 시청률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다만 배우들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어서 행복하게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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