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원, KBS 공주의 남자로 '사극 프린세스' 등극
'최종병기 활'로 대종상 여우신인상 겹경사

"비극으로 끝났어도 나름대로 임팩트가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해피엔딩이라 더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며 느끼고 싶어하는 '대리만족'이란 게 있잖아요.(웃음) 드라마를 보신 분들께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것 같아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숱한 고비를 넘어 사랑을 얻은 여인의 행복감이 되살아났다.

지난 6일 종영한 KBS 2TV 팩션 사극 '공주의 남자'에서 수양대군의 장녀 세령을 연기한 배우 문채원(25) 얘기다.

그는 '공주의 남자'에서 김종서의 아들 승유(박시후)와 금단의 사랑에 빠진 세령의 애끊는 심정을 온몸으로 연기, 시청자들로부터 '연기력에 물이 올랐다'는 찬사를 받았다.

'공주의 남자' 속 세령은 마냥 밝고 사랑스럽기만 하던 양반댁 처자에서 사랑을 위해 공주 자리마저 포기하는 당찬 여인으로 변신하는 인물이다.

문채원은 "변화의 폭이 큰 인물인만큼 위험 부담도 있었지만, 워낙 흥미로운 캐릭터라 욕심이 났다"면서 "뒤로 갈수록 힘이 느껴지는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런 '통통 튀는' 캐릭터는 극 초반 연기력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문채원이 연기한 '호기심 소녀' 세령의 모습이 사극에는 영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

"초반에 톤을 잡는 과정에서 실수를 한 것 같아요. 저는 세령·승유가 정말 동화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시대, 그 상황 속에서도 서로에게 '올인'한 커플이니까요. 주변 인물들에 비해 '튀는' 면모가 적지 않은 만큼 세령이라는 캐릭터가 주목을 받게 하고 싶었는데, 그런 노력들이 말 그대로 튀어보였나 봐요."

문채원은 "선생님들 표현을 빌리자면 사극은 '눌러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제가 그 부분을 잘 살리지 못한 것 같다"면서 "초반에 톤을 그렇게 잡는 바람에 조금 흔들리기도 했지만, 계유정난 이후에는 세령이가 처한 상황에 점점 더 몰입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톤도 살아났다"고 말했다.

2007년 SBS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로 데뷔한 뒤 '바람의 화원'의 기생 정향 역으로 얼굴을 알린 문채원은 '찬란한 유산' '아가씨를 부탁해' '괜찮아 아빠딸'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져 왔고, 올해 그 꽃을 피웠다.

'공주의 남자'의 세령 역으로 주연 배우로서의 역량을 입증한 것은 물론, 영화 '최종병기 활'로 제48회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는 겹경사를 맞은 것.

문채원은 "대종상 때는 전혀 예상을 못했던 터라 수상 소감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면서 "문채원이라는 배우의 매력이라기보다는 극 중 캐릭터의 매력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며 몸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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