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현대증권 포항지점장)

계단 앞의 오동나무 잎이 가을 소리를 내는 어느덧 10월의 마지막이다. 지난 석 달 여 동안 많은 우여곡절 속에 가을은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다. 무엇을 돌아 보고 어떻게 전망할 것인가?

8월 초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더블딥 우려 등으로 시작된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가, 남유럽 국가인 그리스의 국가 디폴트 위기와 맞물리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끔찍한 경험이 되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큰 변동성을 보였으며, 특히 그리스발 유로존 위기가 다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로 확산 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남유럽 국가의 국채 보유 비중이 높은 프랑스와 독일 은행들의 부실화가 확대되면서 유럽의 금융시장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유럽계 은행들의 자금 회수로 환율과 주식 시장이 급등락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2008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위기 상황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좀처럼 위기 해법을 찾기 힘든 상황하에서도 최근 국제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많이 축소되고 점차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형국이다. 10월 들어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예상외로 개선된 모습을 보이면서 더블딥 우려가 감소하고 있고, FRB가 3차 양적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금융위기의 재현을 차단 시키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EU 또한 유로존의 재정위기를 막기 위해서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증액 또는 레버리지의 확대, 유럽중앙은행의 국채매입프로그램 규모 확대(양적완화정책), 그랜드플랜을 통한 그리스 민간손실 부담 및 유럽계은행의 자본확충 등의 해법을 내놓는 등 유럽 신용리스크를 축소시키고자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것 등이 그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재정위기가 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위기에는 기회가 늘 공존하는 것이며 시장은 비바람 속에서 성장하게 되어 있다. 남유럽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1930년대 대공황과는 비교 되지 않을 만큼의 공포가 닥칠 것이 뻔 한데, 지도자들 또는 경제시스템이 그렇게 안이하게 있지는 않을 것이며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위기가 진화되어도 선진국의 재정 건전화 노력으로 유럽이나 미국은 재정긴축으로 인해 낮은 성장률이 불가피 할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최근 국내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도 해외수요의 부진으로 인한 수출경기가 부진하고 내수도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긴축정책의 시행과 건설경기의 둔화로, 수출의존도 높은 한국경제는 당분간 부정적 영향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이처럼 해외 의존도 높은 한국경제가, 불안한 대내외 상황에 의해 단기적으로 큰 변동성과 리스크를 겪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또 다른 큰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향후 15년 내 한국경제가 G5~G7까지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경제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위험도 분산하고 자연스럽게 리스크 관리도 되는, 분할 투자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적립식 펀드는 10년을 내다보는 노후 대비 투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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