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삶 판정받은 남녀 연애담

영화 '네버엔팅 스토리'

이 커플 이상하다. 주말이면 교외로 나가 유골함을 보러 다니고 수의(壽衣) 잘 만드는 집을 찾아다닌다. 마치 죽음과 친숙해지기로 작심한 듯하다.

'네버 엔딩 스토리'는 태권도장 사범 강동주(엄태웅)와 은행원 오송경(정려원)이 같은 날 시한부 삶을 판정받으면서 벌어지는 연애담을 그린 작품이다.

동생에게 얹혀살며 로또 당첨이라는 천운에 기대며 사는 동주(엄태웅)는 두통 때문에 병원에 갔다가 뇌종양 말기라는 뜻밖의 진단을 받는다.

충격 속에 신음하던 동주는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뇌종양 판정을 받은 은행원 송경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병원을 오가며 마주치던 동주와 송경은 서로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여생 동안 같이 죽음을 준비하기로 의기투합한다.

영화의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동력이 죽음이라는 점이 로맨틱코미디로서는 다소 특이하다. 영화의 웃음도 대부분 장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화사한 조명만큼이나 영화는 착하다. 죽음이라는 어두운 소재를 꿈결같이 몽롱하면서도 고운 색감과 조명으로 포장했다. 영화에서 기적은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난다. 다소 당황스럽지만 이 영화의 뿌리가 판타지라는 점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질 만하다.

오는 1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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