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농사 짓는 마을 아닌 도시민 휴식·현장학습의 장

김도진 포항시 농업기술센터 소장

임진년 새해가 밝은 지 두 달이 훌쩍 지났다.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입춘이 지나 봄이 문턱에 다달았다. 지금부터 농촌에서는 올해의 농사가 시작된다.

우여곡절 끝에 추진되어 온 한미 FTA가 3월 15일부터 발효가 되면 우리의 농촌과 농업에 많은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걱정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응으로 농촌과 농업을 발전시켜 가야 할 것이다.

농촌의 사전적 의미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정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의 80% 이상이 농촌에서 순전히 농사만 짓고 살던 농경시대의 단순한 농촌만을 바라 본 뜻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다시 정보화시대 그리고 문화의 사회로 변화하면서 농촌이 단순히 농사를 짓는 사람만이 모여 사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70년대 5천 년 가난의 굴레를 벗어 버리자는 온 국민의 염원으로 일기 시작한 '새마을 운동'은 우리나라를 산업사회로 급격히 변화시켜 지금은 10위의 경제규모와 1조 달러 무역 달성으로 8위의 무역국이며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농촌의 가치가 변하고 있는 것은 직장이나 학교가 주 5일제가 전면 실시되므로 5도2촌(五都二村) 즉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농촌의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개막되면서 도시의 복잡 다양한 일상을 훌훌 털어버리고 「피톤치드」가 활활 넘치는 전원으로 돌아오게 함으로써 온 국민의 산소통 역할을 하게 되었고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는 새로운 정주권으로써 전통과 문화가 있는 농촌 체험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농촌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는 것은 공동생활공간으로 각종 레져, 고택체험, 영농현장학습, 산촌체험 등의 교육장이 늘어남에 따라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 살(買)거리가 있다. 도시민의 휴식과 어린이들의 현장학습으로 학교교육과 이어질 수 있는 곳이 지금의 농촌이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최근에는 귀농, 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이 늘어나고 한국 농어업대학 졸업생 5명 중 1명이 억대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발표가 농촌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포항시에서는 농업 농촌의 발전을 위해 특히 올해는 전체 예산의 6.5%에 해당하는 619억을 중점투자 농촌의 정주권 개발, 환경개선 농촌학교의 무상급식을 확대하고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 시책 확대와 손쉽게 농사를 짓도록 벼농사의 상토확대공급, 시설현대화사업 지속 추진, 임대농기계사업 확대 등으로 농촌의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이제 농촌이 버려진 땅이 아니다. 앞으로 4만 달러 소득의 레저 문화 시대의 농촌은 고유의 전통이 살아 숨쉬고 먹을거리가 있는 곳, 시민의 심신을 치유하는 '자연병원'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2010년 300만 명이 농촌에서 휴가를 보냈다고 한다. 무한경쟁시대의 농산물 개방으로 위축된 농촌을 블루오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국민 모두가 농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농촌을 바라보아야 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