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어려운 장애인 돕고파 교육 매진"

대구대 일반대학원 특수교육과 시각장애아교육전공으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정지훈씨(54).

자신보다 더 장애가 심한 중증장애인들을 돌보기 위해 자신의 장애를 잊고 장애인 교육에 매진했던 늦깎이 졸업생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1급 시각장애인이면서도 국내최초로 시각중복·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여주라파엘의 집'을 설립해 운영하는 등 26년 넘게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과 시각중증장애인 교육과 복지를 위해 헌신했던 정지훈(54)씨.

정 씨가 24일 대구대(총장 홍덕률) 2011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일반대학원 특수교육과 시각장애아교육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다섯살 때 불의의 사고로 양쪽 눈을 실명한 그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시련과 방황 속에서도 시각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특수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대구대 특수교육과에 입학했다.

이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한 사회활동을 하면서 특수교사로서의 꿈보다 더 큰 꿈을 갖게 됐고, 시각 중복.중증장애인들의 교육과 재활을 위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국내 최초로 시각 중복·중증장애인을 위한 종합복지센터인 '여주라파엘의 집'을 설립·운영하고, 중증장애인의 학습권을 위해 1994년 3월에 경기도에서 최초로 시설 내 순회교육을 시작했으며,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라파엘 문화예술단'을 창단했다.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아 지난 4월 국민훈장 모란장(제2337호)을 수여받았다.

또한 그는 장애인의 교육과 복지뿐만 아니라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에 대한 권익 증진에도 힘썼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인 '시각중복장애학생 어머니의 양육환경과 양육부담감이 건강관련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시각중복장애인을 자녀로 둔 어머니들의 건강이 본인들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내용을 연구했다.

그는 "뒤늦게 박사공부를 시작해서 8년여 시간동안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는데 주변 분들의 도움과 성원으로 이렇게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다. 졸업이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처럼 새로운 다짐과 각오로 앞으로도 시각중복장애인들을 위한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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