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하나뿐인 정성 가득 삼베 옷
세상에 내놓는 첫 나들이

소호 김해숙씨

“얇은 천에 머리카락처럼 가는 실과 바늘로 한땀씩 놓는 자수에는 우리네 삶과 생활, 역사가 담겨 있지요”

소호 김해숙씨가 6일부터 12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한복 전시회를 갖는다.

‘패랭이 꽃을 그리며’를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회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손 바느질, 우리옷을 디자인하는 김해숙씨가 무명과 삼베, 광목에 한땀 한땀 바느질로 수를 놓고 그 옷을 세계최고로 여기며 세상에 내놓는 첫 번째 전시다.

가볍고 따뜻하고 빨래하기 쉬운 옷감들에 밀려 장농 속으로, 혹은 불소시개로 사라진 무명이나 삼베의 진가를 일찍부터 알아본 소호 김해숙씨, 그는 삼베나 무명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지금도 마음에 드는 옷감을 손에 넣으면 며칠간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의 설렘을 느낀다”는 김씨가 자수에 몰두하게 된 것은 중학교때부터다. 이불 호청 떠놓은 것을 잘라 옷을 만들다 어머니께 혼났던 기억, 뜨게질하는 모습이 보기 싫다며 “그럴 시간에 공부하라”호통치며 실타래를 아궁이에 태우던 아버지, 그래도 소호는 들판에 나가 꽃과 강아지풀을 말려 염색하고 놀던 기억이 지금의 밑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젊은 시절 어깨너머로 배운 자수를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신이 나 흥미를 갖게 됐다” 는 그는 현재 대이동 신청사 앞에서 소호 갤러리를 운영중이다.

전문적으로 작품 옷을 만들기 시작한지가 2년됐다는 김씨는 이번 전시회에 자신의 창작품 은하수 무늬를 수놓은 상의, 패랭이 꽃을 수놓은 옥양목 한복, 70여년된 무명에다 염색을 하고 디자인을 해 장미를 수놓은 상의, 60여년 전의 남자 두루마기를 쑥물로 염색한 후 리모델링해 여자두루마기로 변신시킨 옷, 감물 혼합 양면 반코트, 할미꽃을 수놓은 광목 랩치마, 은하수무늬 수놓은 삼베누비 등 감침질이 특징인 옷 40여점을 내놓는다.

자신이 춤복으로 입었던 옷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름이 나기 시작,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으나 까다로운 자신의 특색을 고집하다보니 1벌 제작에 많은 시일이 걸린다.

때문에 대중성이 희박해 다소 아쉽다는 김해숙씨는 “소박한 우리 옷을 세계에 알리며 최고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흥해에서 출생, 포항 유성여고를 졸업했으며 전직 애어로빅 강사인 그는 그림, 무용, 꽃꽂이 등에서 다양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개막행사 7일. 문의:(054)274-7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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