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대구지하철 방화참사 3주년

잊혀진 통곡의 벽지하철화재참사 3주기를 앞두고 16일 지하철 중앙로역 화재현장의 영구보전지역인 통곡의 벽에는 대구시의 무성의로 안내판도 없어 유족들을 제외하고는 찾는 이가 없어 쓸쓸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기동기자 leekd@kyongbuk.co.kr

2·18대구지하철 방화참사가 일어난지 3년이 흘렀지만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들은 아직도 고통에 시달리며 참사 3주기 추모식을 앞두고 그날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16일 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 등에 따르면 사망자 192명의 유가족 중 상당수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주위의 시선에 부담을 느껴 이사를 가거나 고향을 등진 경우가 수두룩하다.

당시 중학생 딸을 잃은 김모 목사(43)는 목회일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가 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른 희생자 가족은 보상금을 모두 사회에 돌려준 후 복지단체 등지를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 큰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다.

상당수는 심각한 2차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고 일부는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다 끝내 숨을 거뒀다.

사고 당시 151명의 부상자 중 4명이 숨졌으며 90여명은 성대를 크게 다쳐 아직도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지하철참사 부상자대책위 관계자는 “많은 부상자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가족의 부상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경우도 허다하다”며 “3년이 흘러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참사 희생자 192명 가운데 대구 시립묘지와 납골당에 59기의 유해가 묻혀있고 나머지는 영남불교대학, 개인 선산 등지에 안치돼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신원이 밝혀지지 않거나 가족이 찾지 않아 가매장돼 있는 유해 6구가 무연고 묘역에 그대로 남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