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병역·재산·언론문제 초반부터 파상 공세 與반대 불구 녹취파일 공개 강행…회의 파행 이완구 "백번 사죄" 몸낮추기…'발언 번복' 곤욕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입술을 다물고, 미소짓고, 뒷목을 잡고, 눈을 만지고, 기침을 하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이른바 언론회유 발언이 담긴 녹음파일을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완구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이 인사청문회 첫날인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전격 공개했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 10시 국회본관에서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병역비리 의혹과 국정수행 능력에 대한 질의에 이어졌고, 중식이후 오후 2시40분께부터 속개됐지만 녹음파일을 청문회장에서 트는 문제를 놓고 여야가 입씨름만 벌이다 결국 40여 분만에 중단되며 정회가 됐다.

이후 새누리당은 청문 실시계획서에는 음성파일을 틀려면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사실상 반대를 표시했고, 새정치연합은 실체적 진실 접근을 위해 음성파일을 공개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미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 후보자의 '언론외압' 의혹과 관련한 이 후보자의 일부 음성파일과 녹치록을 전격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녹치록 내용을 살펴보면, 이 후보자의 대학총장 및 교수 관련 부분과 관련해서 "나도 대변인하면서 지금까지 사전수전 다 겪고 살았지만 지금도 너희 선배들 나하고 진짜 형제처럼 산다"며 "언론인들, 내가 대학 총장도 만들어 주고 나와 언론인 지금 이래 살아요…"라고 말했다.

또 이 후보자는 언론회유 및 김영란법에 관련해서는 "이번에 내가 지금 막고 있잖아. 그지? 내가 막고 있는거 알고 있잖아 그지? …"라고 말하고, 특히 "통과시켜서(김영란법), 여러분들도 한 번 보지도 못한 친척들 때문에 검경에 붙잡혀가서 항변을 해봐, 당해봐…"라며 "지금까지 내가 공개적으로 막아줬는데 이제 안막아줘. 이거들 웃기는 놈들 아니여 이거...지들 아마 검경에 불려 다니면 막 소리지를 거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언론외압 등의 의혹이 일었던 최근 기자들과의 오찬에 대해 "대단히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또 대학총장 인사에 대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부인하다 오후에 들어 "기억이 정확하지 못하다"고 말해, 발언 번복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녹음파일은 최근 이 후보자가 기자들과 점심을 함께 한 자리에 있었던 한국일보 기자가 녹취한 뒤 새정치연합 김경협 의원에게 전달한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녹음 파일 공개에 대해 특위 소속인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사적인 대화를 공개하는 것은 다른 간담회 자리에 있던 분들의 동의를 먼저 구해야 온당하다"며 "야당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인사청문회는 오후 5시20분에 다시 속개됐으며, 여야 의원들은 녹치록 파일 공개에 대해 공방을 벌였고, 오전에 이어 보충질의와 정책질의를 이어갔다.

파일공개에 대해 이 후보는 "대단히 송구스럽다. 젊은 기자들과 편안하게 1시가30분 동안 점심을 먹는 자리였다. 그런 일련의 과정에서 오랜 시간 동안 이야기 하다 보니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나의 언론관은 정직하다"고 재차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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