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지 왕버들 가지마다 물 오르고…

한국의 절경을 상징하는 주산지가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올 겨울에는 예년에 비해 겨울 추위가 늦게 찾아와 지난해 12월 말까지 주산지 호수면이 면경(面鏡)보다 맑아 주왕산 연봉과 왕버들의 나목이 물속에 투영돼 무채색의 겨울 풍경을 연출했다.

물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주산지의 터줏대감 왕버드나무는 옷을 벗은 채 얼음 속에서 골짝으로부터 몰아치는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깊은 겨울잠으로 빠져들었다가 봄이 멀지 않음을 알아채고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디카의 열풍으로 국민 촬영지로 명성을 얻게된 주산지는 조선 경종 원년(1720)에 만들어진 농업용 인공 저수지로 길이 100m, 너비 50m의 천연의 모습 그대로 한국의 자연을 대표할 수 있는 이뿐 농업용 인공 저수지(貯水池)이다.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에서 약 2Km정도 떨어진 주왕산 서남쪽 골짜기에 있다.

이 호수는 1720년 8월 조선조 숙종 46년에 착공해 그 이듬해 10월 경종원년에 준공했으며 60가구가 이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 수심 8m의 신비로움과 독특한 아름다움이 주산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절경 주산지는 지금까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못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고 한다.

특히 호수 속에 자생하는 약 150년생 능수버들과 왕버들 30그루는 울창한 수림과 함께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산지의 터줏대감은 물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왕버드나무. 온몸을 비틀고 물 위로 가지를 뻗은 왕버드나무의 수령은 100년 이상. 새벽녘, 안개가 걷히며 드러나는 주산지의 비경은 한 폭의 수채화이다.

천연의 모습 그대로, 한국의 자연과 생태의 보고인 주산지는 박새, 누룩뱀, 솔부엉이, 원앙, 수달이, 주산지에 기대어 산다.

변화무쌍한 주산지의 사계(四季)는 사진 마니아들을 미치게 한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새벽녘에서 왕버드나무가 수면위에 그대로 비치는 한낮까지, 주산지는 시시각각 변화한다.

모내기 철, 바닥을 드러낸 주산지는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밑동을 드러낸 왕버드나무는 귀기 어린 모습이다.

물 빠진 주산지 바닥에서 목을 축이는 뿔나비들의 군무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주산지에 서서히 물이 차 오르는 모습과 여름 장마, 붉은 단풍이 수면을 물들이는 가을, 흰눈이 주산지를 소복이 덮는 겨울, 사시사철 변화하는 주산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기 위해 경향각지의 사진 마니아들이 천리길을 마다 않고 모여드는 촬영의 명소중의 으뜸이다.

주산지의 아름다움이 네티즌들에 의해 전해지다가 김기덕 감독이 이곳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영화 촬영장으로 알려 지면서 일약 스타 촬영지로 업그레이드 됐다.

주산지는 주왕산 연봉에서 뻗친 울창한 수림으로 둘러싸여 마치 별천지에 온 것 같이 한적하면서도 아늑해 주산지 전망대에서 조망하노라면 한동안이나마 속세를 잊고 휴식을 취하기 그지없는 곳이어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봄이 오면 나는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

… 이 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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