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위원장 서울오면 내년 평양 가겠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각계 인사들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을 촉구하면서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구상을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날 대화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방문은 현재로선 며칠이다 말할 수는 없지만 김 위원장은 남북공동선언을 통해 분명히 방문한다고 약속했다”며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을 거듭 촉구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오는 것은 금년에 와야 한다. 내가 작년에 갔으니 금년내에 와야 한다”면서 “조금씩 변화가 있는데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정상회담 정례화는 아주 중요하고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남북관계가 순조롭게 되려면 김정일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정례화돼야 한다”며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에 이어 내년 평양 재방문을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김 대통령은 각계인사와의 대화에 이어 이날 오후 재미 이북도민 고국방문단을 초청, 다과회를 갖는 자리에서도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매년 남북정상이 교대로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추진의사 천명은 서울답방 문제에 대해 일정을 밝히지 않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김 위원장의 적극적인 호응을 유도하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통령이 최근 여러차례 김 위원장에게 서울답방 일정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음에도 불구, 북한측으로부터 확실한 반응이 나오지 않자 “이번에 서울에 오면 내가 내년에 평양에 가겠다”는 의미를 실어 정상회담 정례화 카드를 꺼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최고 통치자가 정례적으로 교체되는 남한과는 달리 북한의 경우 김 위원장이 당·정·군의 전권을 장악하고 있는 체제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 나아가 남북정상회담 정례화가 이뤄지지 않고는 남북관계가 언제든지 정체되거나 궤도를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역사적인 평양방문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기틀을 마련한 것처럼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이 성사될 경우 남북관계가한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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