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환경당국 무사안일 행정 한몫

지난 9일 발생한 포항 형산대교밑 기름유출사고는 밀봉된 송유라인에 대한 무분별한 시추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관계당국의 무사안일이 불러온 인재라는 지적이다.
또 환경오염사고가 발생했는데 포항시와 환경당국은 미온적 태도를 보여 환경보호에 대한 의지를 의심케 했다.
이번 사고는 포항신항에 입항하는 선박들에게 기름을 공급해주던 한국해상급유가 지난 89년 신항으로 이전하면서 송유관을 콘크리트로 밀봉한 곳에 누군가가 시추공을 뚫은 뒤 제대로 마무리를 하지 않아 발생했다.
그러나 포항시는 10일 포크레인을 동원해 콘크리트 구조물을 발견할 때까지 지하매설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9일 발견된 200㎜상수도관 역시 하루가 지나서야 알아냈다.
지하매설물에 대한 관리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다행히 폐송유관이어서 기름유출량이 많지 않았지만 만약 사용중인 송유관이었다면 엄청난 기름유출로 인해 형산강과 영일만에 치명적인 수질오염을 시켰을 것이다.
포항지역에는 이번 사고외에도 올초 모건설회사가 배관매설작업을 하다 상수도관을 손상시켜 이틀동안 인근지역에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았으며, 지난 98년에도 포항한방병원옆 공사장에서 600mm상수도 원수관이 손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최근에는 포항지역에 도시가스가 공급되면서 시내 전역에 걸쳐 가스배관이 거미줄처럼 깔려 있고 지난 95년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사고와 같은 대형사고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어 지하매설물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절실하다.
따라서 포항시는 물론 전 행정당국은 관내 지하매설물에 대한 정확한 지도작성과 함께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사고재발을 막아야 하며, 무분별한 시추 및 굴착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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