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맞춤형 방광을 체외에서 배양해 환자에게 다시 이식하는 실험이 세계최초로 미국에서 성공을 거둠으로써 인체장기를 만드는 조직공학에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웨이크 포리스트 대학의 앤서니 애털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선천적 기형인 이분척추로 방광이 굳어져 소변이 새는 4-19세의 환자 7명으로부터 방광의 전구세포를 채취해 이를 체외에서 배양해 방광모양으로 자라게 한 다음 다시 환자에게 이식, 방광기능을 일부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지금까지 피부, 뼈, 연골 같은 비교적 간단한 조직은 인공배양이 가능했지만 방광 같은 복잡한 장기를 환자자신의 세포로 배양해낸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주간의학전문지 '랜싯(Lancet)'의 특별 온라인판에 발표되었다.

연구팀을 지휘한 애털러 박사는 방광배양의 성공은 모자라는 이식용 장기 공급문제가 언젠가는 조직공학에 의해 해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연구결과가 인체의 다른 조직과 장기 배양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방광손상 환자 7명에게 방광을 체외배양 해 이식하기 시작한 것은 애털러 박사가 보스턴 아동병원에 있을 때인 1999년부터이지만 성공여부를 끝까지 확인하기 위해 마지막 환자에게 방광이 이식된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발표를 미루어왔다.

연구팀은 우선 환자들의 방광으로부터 전체조직의 절반쯤 되는 손상된 부분을 절제하고 일부 기능이 남아있는 나머지 절반에서 근육세포와 방광벽 세포를 채취해 이를 콜라겐으로 만든 방광모양의 지지대(scaffold)에 심어 7주간 배양했다.

원래 수 만개에 불과했던 세포가 약 150만개로 증식하면서 방광의 형태로 자라나자 연구팀은 이를 다시 환자에게 이식해 반쪽만 남아있던 방광에다 외과적으로 봉합하고 이런 상태에서 계속 자라게 했다.

이렇게 재생된 방광은 탄력성이 3배나 증가하고 소변을 저장하는 기능도 향상됐다.

애털러 박사는 환자 7명은 모두 현재까지 방광의 기능이 유지되고 있으며 아직도 소변은 주기적으로 튜브를 통해 빼내고 있지만 소변이 새는 일은 없어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혈관, 신장, 췌장, 심장, 간, 신경을 재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애털러 박사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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