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포항 북부해수욕장 앞에서 경기도에서 왔다는 피서객 3명이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일행 중 한명이 “주차공간을 찾지 못해 해수욕장 주변을 돌고 있는 동료의 승용차가 아직 나타나지 않아 길가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북부해수욕장에는 도로변 주차공간이 한정된데다가 인근에 대형 주차공간이 없어 차를 몰고온 피서객들은 주차할 공간을 찾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월포해수욕장에서 만난 한 피서객은 “음식점 메뉴가 너무 단조로운데다가 그나마 입맛에 맞지 않아 남겨야 했다”면서 “물회 한그릇에 만원을 받는데다가 반찬이 너무 형편없었다”고 말했다.
울릉지역의 일부 민박업소들도 반짝 특수를 노린 불법상혼을 일삼아 피서객들을 짜증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 울릉도에는 포항, 묵호, 후포항을 통해 하루 2천500여명의 관광·피서객들이 찾고 있다.
이들은 숙박시설 부족으로 대부분 민박을 이용하고 있으나 바가지 요금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일부 민박업소는 호객행위를 일삼는가 하면 자기 집에 온 손님들을 이용 유람선, 렌트카, 택시, 특산품가게 등 손님들을 알선해주고 업주들로 부터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어 관광객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섬 일주 택시의 경우 관광객들에게 요금으로 9~10만원을 받아 택시기사에게는 7~8만원만 주고 2만원을 챙기는 경우도 있다.
여름철 경북동해안과 울릉도를 찾는 피서객은 90년대 이후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이들을 위한 서비스와 안내 등 관광 인프라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7월 말부터 8월 초순에 이르는 약 15일간 경주 포항 영덕 울릉 등 경북동해안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은 연평균 150만명을 상회하고 있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다시 오고 싶지 않다’고 말해 자치단체와 상가번영회를 중심으로한 대대적인 친절 및 서비스 향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피서객은 “교통체증은 그렇다 해도 현지 해수욕장에서 불친절과 형편없는 먹거리, 더러운 주변 환경, 바가지 요금은 피서 기분을 망치게 한다”고 꼬집었다.
이때문에 여름철 경북동해안 해수욕장이 ‘볼 것과 먹을 것, 살 것’이 없는 개성없는 피서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들 해수욕장 마다 개성이 전혀 없는 천편일률적인 관광상품도 문제다. 백사장과 바닷물을 기반으로 포장마차와 샤워장, 주차장, 싸구려 음식점 등을 갖췄을 뿐 최고를 자랑할 만한 휴게시설과 쾌적한 분위기, 최고의 음식 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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