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前美대통령, 94년 방북 후일담 밝혀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지난 11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인천공항 의전실에서 국내 인사들과 담소를 나누는 자리에서 지난 94년 방북 당시 북한 김일성(金日成) 주석 내외와 나눴던 대화를 후일담 형식으로 소개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김 주석과 만나서 긴장완화를 위해 북한군 병력을 비무장지대(DMZ)에서 20㎞ 후방으로 이동시킬 것을 제안하자 김 주석은 ’남측에서도 같이 해야 한다’고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가 ‘남한은 서울이 경계선에서 가까우니 남한은 10㎞, 북한은 20㎞ 후방으로 배치하는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자 김 주석도 어느 정도 수긍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남·북한 긴장완화를 위해 군비 감축을 제안했다”면서 “당시 남·북한 양쪽 군대를 같은 비율로 감축하고, 주한미군도 남·북한군에 적용하는 것과 같은 비율로 감축하자는데 기본적으로 합의했었다”고 소개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회담후 장소를 옮겨 나와 부인(로절린 여사), 김주석 내외가 요트를 함께 타고 8시간 동안 낚시를 했다”면서 “김 주석의 부인은 이례적으로 배석했는데 군비감축 문제에 대해서도 ‘늦출 필요가 없다’며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밝히는 등 매우 발언권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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