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자·연루단체 철저히 응징” 對테러 강경대응 원칙 재확인

【워싱턴=┤】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 밤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한 사상 초유의 동시 다발적 테러 사건의 책임자를 철저히 색출, 응징하겠다고 다짐함으로써 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기존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워싱턴의 정치분석가들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테러분자와 그들에게 피신처를 제공하고 있는 자들을 구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대목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이러한 사악한 행위의 배후자들과 이들을 보호하는 어떠한 국가에 대해서도 보복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 테러에 연루돼 있다면 상대를 가리지않고 응징하겠다는 방침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국가나 개인을 막론하고 사건의 배후로 드러난다면 가차 없이 보복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분석가들은 이번 사건이 납치한 항공기로 자살 공격을 감행한 기상천외한 신종테러로 항공기 운항자를 포함해 8명 이상이 미국에 잠입, 항공기를 탈취한 뒤 목표물로 돌진한 점을 들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갑부 출신 테러리스트인 오사마 빈 라덴과 팔레스타인의 과격단체, 그리고 이란과 이라크를 유력한 용의자로 꼽았다. 빈 라덴이 은신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나 팔레스타인은 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히고있어 테러 배후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을 뿐 아직은 아무런 단서도 없으나 경우에 따라 미국과 특정 국가와의 무력충돌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시 대통령은 ‘진주만 공격’에 비견되는 초대형 테러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국기(國基)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는 확신을 국민에게 심어주는 데 연설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으며 국민들도 연설 내용에 대해 대체로 만족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부시 대통령은 아울러 무고한 수 천명이 희생된 데 대해 ‘조용하고도 절대 타협할 수 없는’ 분노를 표시하고 “우리 군은 강력하며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국민에게 ‘세계 유일 초강국의 짓밟힌 자존심’을 달래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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