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근간에 국산영화가 맹위을 떨쳐 코미디언 서세원은 영화 조폭마누라로 하루에 한가마니의 현금을 쥐고 입이 귀밑까지 찢어졌다고 화제다. 그 뿐만 아니라 영화 ‘친구’도 그렇고 하물며 ‘달마야 놀자’는 부처님의 청정도량인 사찰도 조폭의 침입으로 한바탕 난리를 겪는다. 이렇듯 사회일각에 조폭영화가 활개를 치면서 그 영향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요즘의 조폭영화는 본질적인 뜻이나 행동보다는 이 사회와 유리되어 생활하는 우스개짓을 하는 소재로 주로 사용된다.
이런 조폭의 영향은 영화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인이 시청하는 TV에서도 규제없이 동원된다. 드라마에서 조폭과의 관계는 극의 전개상이나 어쩔 수 없는 상황하에서 양념으로 동원하며 미화되어 나타난다. 그러나 모든 일들을 순리보다 가장 쉽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폭력이다는 것을 기정 사실화하여 이를 안방에서조차 시청자에게 주지를 시키면 결과는 끔찍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조폭의 해악은 뒤로 숨고 멋있는 사람들, 혹은 의리있는 사람들로만 해석된다면 그것은 더욱 큰 문제다. 이는 권력과 폭력의 유착, 기업회장이나 간부와 폭력의 공생, 개인의 해결사등 극의 전개를 너무 쉽게 다루려고 하고 그 미치는 영향은 간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국영 KBS에서 훨씬 많이 등장하는 것도 눈여겨 볼 사안이다. 물론 SBS의 ‘신화’ 등 타 방송에서도 많이 등장하지만 근래 극히 심하다.
과거 언급한 적이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직업으로는 의사, 회사원, 기업인 아니면 폭력배가 가장 많이 등장한다. 때리고 부수고 또는 죽고 죽이는 것은 사극, 어린이극, 만화, 심지어 버라이어티 쇼와 코미디에도 여과없이 등장한다. 등급제가 실시되고 있는 영화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통제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안방극장은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 안방극장 제작자나 작가 그리고 정책당국이 현재의 재미와 시청률에 영합하여 자극에 더한 자극을 줘서 시청자들의 감각을 무디게 할 것이 아니라 공공의 책임을 더욱 절감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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