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유치원생 학부모 번갈아 지도

‘품앗이 과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과 유치원생 학부모들끼리 전공별로 공부를 가르치는 품앗이 과외가 그 효과성을 인정받고 있다.
품앗이 과외는 사교육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한국의 현실에서 여러 교육현안을 해결하는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학계가 중요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심현숙 주부(39·대학원 수학전공)는 초등학교 1학년인 자녀와 같은 반 친구의 어머니 권모씨등 2명과 함께 겨울방학이 시작되자 마자 품앗이 과외를 시작했다.
자신은 수학을 지도하고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권씨(33)는 국어와 사회, 이모씨(35·영문과 졸업)는 영어를 맡아 3명의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다음날 음악과 미술을 각각 전공한 어머니도 합세, 모두 5명의 아이들을 번갈아 지도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포항시 용흥동의 이남정씨(34. 국문학 전공)도 이달 초부터 같은 아파트에 사는 다른 어머니(수학전공)와 함께 글짓기와 수학을 품앗이 하고 있다. 이 소식을 듣고 다른 어머니 3명이 참여해 다섯명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품앗이 과외는 특히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적용되고 있다.
대구시 남구의 H유치원은 지난 달부터 교실을 품앗이 과외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이 유치원은 종이접기, 미술, 음악, 바둑, 동화구연 등의 특기를 가진 5명의 어머니들을 발굴해 따로 외부강사를 초청하지 않고 원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학계에서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이들의 개인특성을 확인한뒤 부모들끼리 정보를 교환함으로서 교육적 효과는 물론 인성함양에도 도움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사생활 보호와 이웃간에 화목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있다.
경북대 사범대 이옥분 교수(교육학과)는 “외국에서는 학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알기위해 별도의 공부를 하는 실정”이라며 “품앗이 과외는 자녀는 물론 이웃과 단절된 대화의 길을 열어주고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소중한 것을 배울 수 있는데다 부모교육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적극 권장할 만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