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여동 해맞이 공원앞에 볼일이 있어 버스를 탔다. 버스가 환여동이 가까워질 무렵 아저씨 한 분이 택시에서 내려 헐레벌떡 차에 오르더니 서류봉투를 찾는 것이었다.
자신은 시청 앞에서 내렸는데 한참 후에 봉투가 생각나 택시를 타고 쫓아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아저씨가 앉았던 자리에는 봉투가 없었다. 아주머니 한 분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아마 가지고 내린 듯 했다. 아저씨는 “중요한 봉투”라며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다보면 가끔씩 물건을 놓고 내리는 경우를 본다. 그럴 경우 놓고 내린 물건을 운전기사에게 맡기면 잃어버린 사람이 쉽게 찾을 수 있는데 뒤에 발견한 사람이 가지고 내리면 찾을 수가 없다. 오늘 이같은 경우도 운전기사에게 맡겨놓던가 그 자리에 두고 내리면 잃어버린 사람이 당황하지 않고 찾을 수 있다.
서류의 경우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시급하고도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없는 물건이다. 그렇다고 가지고 내린 사람들이 돌려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운전자의 얘기다.
학생들이 발견하는 경우는 거의가 운전자에게 맡겨지지만 주부나 일반 사람들은 거의 가져가버린다는 운전기사의 말을 들으면서 내 물건이 아니면 당연히 주인을 찾주어야하는 올바른 양심이 사라져버린 현실이 안타까웠다.
내게는 소중하지 않은 물건이지만 이 물건을 잃어버린 그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라는걸 생각한다면 습득물을 돌려주는 일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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