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공연을 마친 하나예술단 석영호 단장(43)의 얼굴은 붉게 상기돼 있었다.
“경주에 오기전 제주와 목포등 몇몇 지방에서 공연을 해봤는데, 지방에서 공연을 할때 마다 항상 좋은 느낌을 받는다. 첫공연이라서 여러 가지 부족했을텐데 진심으로 좋아해주고 박수쳐주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감사했다”
그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장에서 첫 공연에 나름대로 크게 만족해 했다. 무엇보다 관람객들이 즐거워 해주는게 기뻤다는 것이다.
“단원 12명 대부분이 탈북한지 1년6개월에서 2년가량 된 분들이다.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북한에서 잘 하던 일을 남한에서 펼친다면 정착에 도움이 될 것 같아 공연·예술인 출신들로 예술단을 구성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하나예술단이 창단한 것은 지난 3월. 이제 겨우 창단 7개월째 접어들었만 차츰 이들을 초청하는 곳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물설고 낯설은 곳에서 생활은 예상보다 어려움도 많다. 정부에서 지원한 정착금과 생계보조비를 모아 예술단을 창단했지만 의상과 악기를 구입하는데도 턱없이 부족한데다 마땅한 공연기회도 그다지 많기 않기 때문이다.
석단장은 “솔직히 아직은 어려움이 많다. 공연기회를 많이 주면 좋겠다. 통일의 첫걸음은 남북 문화의 이질감을 해소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탈북자들이 남쪽 동포에게는 생소한 북한의 문화를 소개하고, 또 남한 노래를 부르면서 한데 어우러진다면 남북의 이질감도 그만큼 빨리 해소될 것이다”
그에게 통일의 바람은 간절했다.
“남한땅에서 북한 노래를 자유롭게 부르는 것은 몇 년전이면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통일이 그만큼 가까워 진 것이다. 북쪽에서 살다온 우리들은 북쪽에 대해 그만큼 잘알고 있다. 같은민족으로서 탈북자들을 따뜻이 맞이해준 만큼 우리들의 공연활동도 통일의 노력으로 이해해 달라”
북한 조선인민군 예술선전대 성악지도원으로 활동하다 탈북한 석단장은 조선인민군 성악배우 출신인 동생 석영준씨와 함께 ‘하나예술단’ 공연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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