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흘러 보냈던 지난 세월
구름 흐르듯 한 삶의 자락이
어디쯤 서성이다가
가슴하나 빈 것으로 남겨두고
내게 온 당신은
곧고 푸른 새순처럼 돋아난
대나무 잎새이었네.
뽀얀 달무리 둥글게 피어난
그리움을 시린 가슴으로
깊이를 알 수 없는 갈망과
혼미의 불면 앞에서
생명과 인간의 진실을
이야기하던 그대-.
부딪히고 맞닿는 끝없는 세계는
찬란한 불빛이 되어 흐르건만
순간에 흩날리며 사라질
작은 입술에 노래는
사랑의 깊이라 생각합니다.
[감상]한없는 그리움으로 이 시를 쓴 것 같다. 하늘의 달을 쳐다보아도 누구를 생각하는 마음이려니, 그래서 깊이 생각하고 깊이 그리워하는 정이 달무리처럼 둘러 있는 밤에는 더욱 그리워지기도 한다. 달빛 같은 그 얼굴을 . (시인 정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