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서 범행 일체를 자백했던 연쇄살인 용의자 유영철(34)씨가 검거 현장에서는 증거를 없애고 도주 우려가 없는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나타나 유씨의 주도면밀함이 재차 확인됐다.
지난 17일 오후 발부된 유씨의 구속영장에 따르면 유씨는 검거현장에서 다리를절뚝거리며 걷는 수법으로 도주 우려가 없는 것처럼 위장했다.
유씨는 앞서 15일 오전 5시 자신의 집 근처인 마포구 노고산동 주변에서 검거됐고, 같은 날 오전 7시30분부터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에서 조사를 받던 중 16일 오전 0시5분께 경찰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주했다.
이처럼 유씨는 검거된 순간부터 경찰에서 도주할 생각을 했으면서도 짐짓달아날 의사가 전혀 없는 것처럼 위장했던 것으로 드러나 유씨의 치밀성과 주도면밀이 경찰을 놀라게 했다.
유씨는 또 검거현장에서 휴대폰을 차량 좌석 밑에 버렸고 출장마사지 여성 연쇄살인 행각을 은닉하려는 의도인 듯 출장 마사지 광고전단을 입에 넣어 삼키려했다고 영장에 적시돼 있다.
더욱이 경찰 조사과정에서 범행을 술술 자백했던 유씨는 본인 스스로 영장실질심사를 신청, 17일 오전 10시30분 실질심사까지 받는 등 대담함까지 보였다.
영장에 기재된 혐의는 강도, 도주, 절도, 공무원 자격사칭, 공문서 위조,위조공문서행사, 폭력행위 등 무려 7가지ㆍ 영장 기재 혐의사실에 따르면 유씨는 7월 1일 오후 11시 역삼동 모 증권사 앞에서 출장마사지 여성 김모(25)씨 등을 유인해 모처에 감금했고,7월9일에는마포구노고산동 자신의 집 근처에서 고모(25)씨를, 7월13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임모(27)씨를 각각 만나 모처에 가뒀다.
영장내용을 살펴보면 영장신청 당시에는 유씨가 감금장소를 끝까지 함구했던 것으로 드러나 유씨는 영장신청 이후 경찰의 추가조사 과정에서야 출장마사지여성들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사실을 실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씨는 이밖에 2월9일에는 인천 남동 간석오거리에서 정모(26)씨를 폭행,29만원을 털어 달아났고 7월12일에는 이모씨 소유 승용차에서 루이뷔통, 프라다 등의 명품제품을 훔치기도 했다.
앞서 5월7일에는 서울 영등포모모텔 앞에서 조모씨에게 위조한 경찰 신분증을 제시한 후 "윤락행위 혐의로 체포한다.
증거를 찾아야 하니까 너희 집으로 가자"며 조씨집을 수색한 뒤 조씨 지갑에서 128만원을 빼앗아 사용하기도 했다.
연쇄살인을 저지른 현장에서는 금품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증거조차 남기지 않았던 조씨는 이처럼 별건의 강ㆍ절도를 통해 필요한 돈을 마련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한편 경찰은 '모두 26명을 죽였다'는 유씨 진술에 따라 부산지역의 추가범행2건과 서울 서ㆍ남부지역 살인사건과의 연관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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