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유영철(34)씨의 노점상 안모(44·서울 성동구)씨 살해·사체유기에 대한 현장 검증이 19일 오전 11시30분께부터 인천시 중구 북성동 1가 S석유 주차장과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 진행됐다.
40분간 현장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유씨는 체념한 듯 경찰에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태연하게 재연했다.
서울경찰청 소속 승합차를 타고 이날 오전 11시15분께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유씨는 18일 서울에서 실시된 현장검증 당시와 같은 남색 상·하의에 노란 우비를 걸치고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차림이었다.
승합차에서 10여분을 대기하다 실시된 검증에서 유씨는 살해 당시의 반항으로수갑을 채운 안씨의 손목에 심한 상처가 남자, 완전범죄를 노려 승합차내에서 준비해 간 흉기로 안씨의 양 손목을 자르는 장면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유씨는 이어 승합차 운전석 뒷좌석 시트밑에 방치한 안씨의 사체에 신문지를 이용, 차량내에 있던 라이터로 불을 붙여 방화하는 모습을 일일이 설명하며, 당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유씨는 "왜 범행을 저질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냥 '경찰'이라고 말하고죽였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범행 동기를 끈질기게 캐묻자 "동기는 나중에 따로 말하겠다"고 말했을 뿐, 서울 서남부지역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에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일절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에는 유씨에 의해 희생된 안씨의 유가족이 나와 유씨의 살인행각에 오열했으며, 검증을 지켜보던 인근 주민 100여명도 유씨의 태연한 모습에 경악해 했다.
주민 최모(53·여·중구 선학동)씨는 "어제 연쇄살인범 소식을 뉴스로 접한뒤, 너무 끔찍해 현장검증을 보기 위해 나왔다"며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체 일부(양 손목)를 버렸다고 진술한 인천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의 현장검증에서는 경찰 10여명이 인근 바닷가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사체 일부를 찾는데 실패했다.
이날 현장검증을 지휘한 서울경찰청소속 기동대 1계장 홍종연 경감은 "살해된안씨의 사체 일부를 찾기위한 수색작업은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인천 현장검증에 앞서 지난 4월14일 경찰관을 사칭, 안씨를 수갑채워 납치한 서울시 중구 황학동 도깨비시장과 안씨를 흉기로 살해한 마포구 신수동 유씨의 오피스텔 인근 주차장에 대한 현장검증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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