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자가 20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유영철(34)과 연쇄살인을 공모했다고 자처하며 허위 전화신고를 하는 바람에 경찰이 긴급 출동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는 19일 자신이 유씨와 연쇄살인을 했다며 경찰에 3차례에 걸쳐 허위전화를 한 강모(35ㆍ무직)씨를 이날 오후 7시30분께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정오께 수원 남부경찰서에 전화로 "내가 연쇄살인사건의 공범이다.
자수하려고 하니 평택역 앞으로 형사들을 보내라"고 밝힌 뒤"얼마전 PC방에서 유영철과 알게 돼 월미도 살인 사건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에 평택역으로 형사대를 급파했으나 강씨는 다시 전화를 걸어 "자수를 하려다 마음이 바뀌어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평택 경찰서는 급히 충남 천안경찰서로 연락, 형사 10여명이 천안역에 도착했으나 열차는 이미 역을 통과한 상태였고 대전역에 또다시 경찰이 배치됐으나 강씨를 찾지 못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
결국 경찰은 경찰서로 걸려온 휴대전화의 통화내역을 토대로 탐문수사를 벌여 수원 K교회목사로부터 "신자 중에 정신이 맑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강씨를 수원시 권선구 자신의 집에서 검거했다.
강씨는 경찰에서 "그냥 장난을 친 것이고 경찰이 나를 찾는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씨가 '초등학교 때 산사태가 나 머리를 다쳤다'고 말하고 있는 점,진술에 일관성이 부족한 점 등으로 봐 일단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강씨가 거짓신고전화를 할 때 이용한 휴대전화가 서울에 사는 40대 여성의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강씨가 타인 명의 전화를 쓰게 된 경위 등을조사하고 있으며 혐의가 있을 경우 입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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