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과거사 청산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것과 때맞춰 여권 핵심 인사들을 겨냥한 무차별 친일의혹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인터넷에서 부모의 일제시대 행적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근거 없는 비방의 글이뜨면, 곧이어 이를 추적한 주간지나 월간지에 보도가 나고 정치 문제로 비화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부친의 친일행적과 관련해 사퇴한 신기남(辛基南) 전 당의장에이어25일에는이미경(李美卿) 상임중앙위원이 최근들어 개인 홈페이지를 시작으로 인터넷에서확산돼온 부친의 일본군 헌병 복무 소문을 공식 시인했다.
이 의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해방전 부친이 일본 현지에서 헌병으로 복무했다는 사실을 어머니와 친지들로부터 확인했다"며 "어쨌든 이문제로 해서 국민과 당료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 의원에 이어 부친이 일제시대 면장을 지냈다는 A, 부친이 일본유학을 다녀오고 부면장을 지냈다는 B, 부친이 훈도(교사)를 지냈다는 C, 가문이 막대한 부동산을 소유하며 일제에 협력했다는 D씨 등에 대한 추가 폭로가있을것으로내다보고 있다.
이미 A,B,C씨에 대해서는 일부 인터넷 매체와 주간지 등의 심층 취재가이뤄진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당은 이같은 문제 제기가 여당에만 집중되는 점에 주목, 최근 일련의과정에 '배후'가 있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경 의원이 언론관계법 개정을 추진할 국회 문광위원장이고, A,B,C,D씨가 여권의 유력 정치인이란 점도 '음모론'에 무게를 더하는 요인이다.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여당 사람들 문제만 자꾸불거지는데 어디선가 이런 일을 밀고 나오는 곳이 있는지 알아볼 생각"이라며 "과거사진상규명을 할려는 여당쪽 사람들에 대해 뭔가가 진행되고 있지 않는가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배후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심증만 갖고 있어 답답할 따름이다.
정봉주(鄭鳳株) 의원은 "친노에서 반노로 돌아선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며"사랑이 미움으로 바뀌면 증오가 깊어지고, 여권의 내부문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집요하게 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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