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기상대가 17일 전국의 기상을 예보하면서 기압골 영향을 받아 비가 오는 지역이 많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예상 강수량은 적게는 5㎜에서 많게는 50㎜이상이라는 수치를 밝히면서 말이다.
이어 18일 오전에는 전국에 한두차례 비가 내리겠다고 하면서 20~60㎜의 강수량으로 예보하더니 오후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호우주의보를 내리면서 일부지역은 호우경보로 대치, 많게 200㎜이상의 비가 내린다고 했다. 기상대의 그 같은 예보를 접하면서 일부 시민들은 불과 24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강우량 수치가 그렇게 차이를 낸 것에 상당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최근 극심한 가뭄과 관련해서 기상청이 그 어느 기관보다 비와 관련된 기상에 더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하는 것은 그들의 본연의 임무일 것이다. 그런데도 불과 몇시간 앞도 제대로 내다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기상이변의 예측이나 경향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지난 98년 7.8월에 집중호우로 200명이 사망·실종하고 약1조원으로 추산되는 엄청난 재산상 피해를 경험한 후 기상청은 정확한 예보를 위한 환골탈태를 약속한 바 있다.
그 당시 당정회의에 제출한 ‘기상예보 향상대책안’에 따르면 기상청은 오는 2000년까지 슈퍼컴퓨터와 기상레이더를 비롯한 각종 첨단장비를 확보하여 예측능력을 높이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 동안 관측망과 첨단 장비를 갖추지 못했는가, 아니면 각종 장비는 확보했지만 그것을 제대로 다룰 인력과 기술이 부족하다 말인가. 이러한 지적들은 3년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내포하고 있다.
지금 자치단체들은 가뭄에 이어 우수기에 대비한 재해대책 마련에 바쁘다. 피해를 최대한 줄이려면 지자체의 사전대비책은 물론, 기상청의 정확한 예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기상청 관계자들은 후보(後報)가 아닌 믿을 만한 예보(豫報)를 위해 더욱 분발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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