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 긴장을 풀고 정적과 침묵 속에서 자신과 만나는 시간이 바로 휴가이다. 여름철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익숙한 공간에서 탈출해 마음의 느긋함을 즐길 곳을 찾아 나서는 시절이다.
최근들어 휴가를 의미 있고 창조적으로 지내려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유명세를 지닌 관광지를 찾아가지 않고 평소 익숙하지 않은 곳을 찾아 보고 듣고 배우는 줄거움을 느끼려한다. 낯선 세상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를 성장시키는 휴식이다. 미술관, 박물관, 전통과 현대 건축물, 종교 성지 등이 만남의 주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또 자신과의 대화와 사색을 통해 삶의 풍요로움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그의 인생에서 단 한번만이라도 아무도 그에게 그 무엇도 요구하지 않고 아무도 그 무엇으로 그를 위협하지 않으며, 아무도 그 어떤 걱정거리로 그의 마음을 흔들지 않을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어쨌든 휴가기간에 주제가 있는 새로운 세계에로의 여행을 하든 독서나 수련회를 통해서 자기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바람직한 현상이다. 삶의 활력소가 되는 여가를 즐기는 사람이 증가할수록 우리사회가 생산적이고 창조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여름철 휴가문화는 아직도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여전히 7.8월에 휴가를 집중적으로 택하고 있으며, 찾는 곳도 유명지 해수욕장, 계곡, 강 등이다. 더욱이 그곳에는 기초질서가 잡혀져 있지 않다.
대낮부터 술판을 벌이고 밤늦게 까지 폭죽을 쏘아대는데다 새벽녘까지 고스톱판 혹은 술판에다 노래를 불러대는 피서지 문화가 살아 있다. 그런 곳을 마땅찮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집에서 영화, 스포츠 경기, 텔레비젼를 보거나 컴퓨터 채팅이나 오락게임에 몰두한다. 피로쌓기 휴식이나 다름 없다.
생산성과 창조성을 높이기 위한 에너지와 생각을 보강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휴가이다. 이제 그런 휴가를 보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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