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못살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나날이다. 특히 포항시는 가마솥 더위라 할 만큼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달초 2일의 기온이 35.1도로 전국 최고를 기록한데 이어 4일에는 올들어 최고치 37.5도까지 치솟기도 했다. 7월 들어 지금까지 30도 이상 불볕더위가 18일 이상이나 지속되고 있다. 이제 여름철 최고 더위지역은 대구시가 아니라 포항이 돼버렸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니 각종 부작용이 속출한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평소보다 증가하는가 하면, 상가 매출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불황인데다 무더위까지 겹쳐 시민들의 짜증도 늘어난다. 미국 연방 범죄수사국은 절도와 살인율은 기온이 32도 이상을 넘었던 날들과 어느 정도의 상관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힌바 있다. 따라서 더위가 심할수록 사소한 시비에 따른 폭력도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불볕더위에 따른 부작용은 올해에만 발생하고 말 사안이 아니라는데 있다. 지금과 같은 고온화 추세가 앞으로 계속될 것인가에 대해 찬반 논란이 많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구의 온도가 계속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지구온난화 가설에 뒷받침된 주장이다. 지속적인 삼림 파괴와 화석연료 사용 증가 등으로 이산화탄소와 메탄 및 이산화질소와 같은 온실기체가 증가함에 따라 기온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포항의 여름이 계속 뜨거워지고 있는 것도 지구 온난화 가설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무분별한 택지 개발에 따른 녹지파괴, 자동차 증가에 따른 배기가스 증가, 에어콘 사용 증가에 따른 열기 배출량 증가, 그리고 철강공단업체(에너지 다소비)가 배출하는 열기가 도시 기온을 국지적으로 상승시키고 있다.
이런‘도시열섬 효과’를 그나마 차단할 수 있는 것이 넓은 녹지와 가로수다. 그런데도 행정은 개발 명분으로 녹지와 가로수를 파괴하고 시원한 바람길 조차 고층아파트로 가로막고 있다. 이제 포항시가 여름철 기온을 낮추는 ‘녹지행정’을 과감하게 펼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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