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갈수록 사람들은 점점 기계화돼간다. 물질적 가치만이 최고의 가치로 평가되는 시대에는 ‘인간정신의 위대함’이란 잊혀져가는 古典에 불과하다. 그러나 또 한편 ‘잊혀져가는 것에 대한 향수’ 또한 간절하기 마련이다.
지금의 도시인들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정신적 안정을 찾을 장소가 희구된다. 그래서 山寺를 찾아 참선하는 도시인들도 많고, 인간의 발길이 드문 첩첩산중에 찾아들어가 자연속에 묻혀보는 사람도 많다.
정신적으로 지친 인간에게 위로를 주는 곳은 무엇보다 자연이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 산새 울음소리, 솔숲은 지나는 산바람소리, 밤하늘의 별들, 흘러가는 뭉개구름 등등 이 모든 자연현상은 지친 인간에게 한없는 위안을 준다.
本紙 25일자 6면에 실린 조근래 경실련 경북협의회 사무국장의 ‘녹색관광상품을 개발하자’란 글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연은 산촌에 있고, 산촌은 도시인들이 쉴 수 있는 최고의 쉼터이다. 이 쉼터를 관심 있게 개발하자는 제안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녹색관광상품을 개발하는 일은 일거양득의 효과를 가져온다. 개방화에 따라 날로 피폐해져가는 농촌에 활기를 주는 일이기도 하고, 도시인들에게는 心身의 누적된 피로를 풀어준다. 자연은 인간이 배워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을 가르쳐주는 교과서라는 말도 있다.
녹색관광에 가장 먼저 착안한 나라는 프랑스이고, 독일, 영국 등 유럽의 국가들이 뒤따르고 있다 한다. 경북도에서도 이를 시도한 바 있고, 구미시는 농촌체험 녹색관광 상품 개발에 본격 착수하고 있다. 자치단체들과 중앙정부가 뜻을 모아서 법령을 제정하고 지원해서 성공시킬 만한 사업이다.
포항시 산여리 오어사 계곡 깊숙한 산골에 ‘후동’이라는 시인의 산장이 있는데, 문학인들이 자주 찾아가 수림속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모깃불 피워놓고 하늘의 별을 바라보기도 한다. ‘자연쉼터’의 한 모습이라 하겠다. 녹색쉼터를 잘 개발하기도 해야 하겠지만 홍보도 제대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자연의 정신치유능력’을 체험케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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