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이 우왕좌왕하고 입시정책이 갈피 없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교육현장까지 비교육적으로 왜곡되고 있다. 고교 서열매기기와 성적별 학생 분배가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은 고등학교에, 고등학교는 중학교에, ‘우수학생 많이 보내달라’ 는 로비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정글법칙이 지배하는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갖은 수단 방법을 다 동원하기 마련이지만 최소한 비교육 행태만은 없어야 할 것인데, 그것이 잘 안된다니, 우리나라의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심히 우려스럽다.
구미시의 경우 일부 중학교 교사들이 협의를 해서 ‘고등학교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 서열화는 어떤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중학교 교사들의 의견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하니, “중학교 교사들이 고등학교 서열을 매기는 이런 일이 교육적이냐”는 말이 나온다니 문제인 것이다.
서열에서 뒤떨어진 고교들의 불만은 당연한 것이고, 특히 그 서열에 따라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배정하는 지경이니 말썽이 나지 않을 수 없다. 평준화지역은 그런대로 말이 없지만 비평준화지역은 지난날의 ‘학교서열’이 관행적으로 남아 있으니 ‘학교줄세우기와 성적순 학생 분배’가 자행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분명 비교육적이다. 학생과 학부모의 뜻에 반하는 ‘학생분배’도 문제이고, ‘학교서열’은 한번 매겨지면 차츰 그대로 고착화되며 그것은 좀처럼 바뀌어지지 않으니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당해지역 교육청은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차례 공문을 내려보내 자제를 촉구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보도를 보면 교육청이 ‘한편으로는 공문을 내려보내 저지하고, 한편으로는 묵인 동조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도 있지만, 교육행정당국이 비교육적인 행태에 내부적으로 동조 묵인한다는 것은 예사로운 문제가 아니다.
교육정책이 혼란과 왜곡에 빠져 있을 수록 지역에서라도 정신을 차리고 “무엇이 교육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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