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겨울은 과메기가 있어 즐겁다. 과메기가 숙성되는 동안 새로운 풍미가 생겨나고 특별한 영양분이 첨가되는데, 원양에서 몇달씩 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조업하는 어부들은 이 과메기로 그 겨울 바닷바람을 이겨낸다고 한다.
‘죽도시장과메기축제’가 15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20일간 죽도시장 일원에서 열린다. 죽도시장에는 그동안 별다른 축제가 없었는데, 올해 과메기축제를 필두로 내년 5월 따뜻한 봄날에는 재래시장의 풋풋한 정취를 한껏 발휘하는 시장축제를 열 것이라 한다.
죽도시장상인연합회는 겨울의 과메기축제와 봄날의 시장축제를 ‘포항을 대표하는 양대 시장축제’로 가꾸어나간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올 겨울의 죽도시장과메기축제는 그 서막을 여는 행사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재래시장에는 아직도 아련한 옛추억이 많이 남아 있다. 모든 것이 변화하는 이 급변의 시대에 그래도 재래시장에는 지난날의 모습들이 온존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재래시장의 존재가치이다. 도시생활을 하던 사람들도 재래시장의 옛모습이 그리워서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
지금 포항시 곳곳에 대형할인점이 속속 들어선다. 막강한 자금력과 고객편의시설과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미국의 무기가 아프간을 폭격하듯’ 지역상권을 파괴하고 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지역상권을 지킬 방법은 ‘재래시장을 재래시장 답게’ 특성화시키는 길 뿐이다.
죽도시장 과메기축제도 재래시장의 정취를 되살리려는 노력의 일환이고, 대형할인점의 침투에 대응하는 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최일만 죽도상인연합회 회장도 “상인들간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고 침체된 재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죽도시장 상인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화합 단결하는 일이 우선 중요하지만, 재래시장이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시민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막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시민 모두의 의지와 애향심이 더 중요한 것이다. 내년 1월 5일까지 연말연시를 장식할 죽도시장과메기축제에 많은 시민들이 호응 성원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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