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특히 모든 산업의 작동원리나 과정, 궁극적 목적에 이르기까지 환경과 맞물려 있는 사회다. 따라서 친환경적이지 못한 산업은 도태를 면할 길 없다. 그렇게 본다면 굴뚝없는 산업 관광산업이야말로 지식정보산업과 함께 미래산업의 총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구미시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대구·경북의 중추도시로서 나름의 생산성을 갖추고는 있지만 급변하는 경제상황 속에서 보다 윤택한 도시로 도약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런 점에서 구미시가 최근에 보여주고 있는 관광정책의 난맥상은 지자체의 향후 향방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오산도립공원 정도 외에는 구미가 가진 관광상품이 별로 없다. 게다가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예산도 태부족이다. 작년 9월까지 구미시를 찾은 총관광객 128만7천524명 중 외국인 관광객은 1천871명으로 고작 0.1%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전년도보다 줄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구미시의 관광정책은 낙제점이다.
어느 나라·지역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나름의 역사와 문화 등 잠재된 관광자원은 축적돼 있다. 구미시 역시 천생산성, 아도화상의 자취, 해평면 고분군 등 잠재적 부가가치를 지닌 문화유산들이 적지 않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보다 아름답고 경제성있게 개발하는 것이 관광정책의 요체다.
구미시가‘볼거리없는 도시’로 전락한데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 추정컨데 구미시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관광자원의 양이 아니라 경직된 역사 및 문화마인드다. 도내 어느 도시보다도 더 개발시대의 논리와 思考에 젖을 수밖에 없는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국·도비가 제때 지원되지 않는다는 예산타령만 늘어놓을 때가 아니다.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관광상품개발과 이를 위한 民資유치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미시에 흩어져 있는 유무형의 역사와 문화의 조각들을‘구미의 것’으로 재구성하는 일에 시급히 착수해야할 것이다. 산업관계 외국바이어들은 구미시를 홍보해줄 수 있는 좋은 매개체들이다. 구미시는 이 장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구미시의 상황은 곧 우리 지역자치단체들이 공통적으로 처한 현주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이 늦었다. 이제라도 만성적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도내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과연 그 같은 마인드와 함께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지 스스로를 점검해 보아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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