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벌써부터 경북도내 각 기초단체들은 특산물축제 준비에 바쁘다. 울진군이 울진대게축제를 이달 11일부터 3일간 개최하고 인접한 영덕군도 이에 뒤질세라 하루뒤인 12일부터 16일까지 영덕대게축제를 연다. 그밖에도 계절별로 포도축제, 송이축제 등이 잇따라 예정돼 있다.
현재 각 기초단체들이‘축제의 얼굴’로 내세우는 농·수·임산물들을 보면 거의가 자기네 지역의 특산물인 것만은 틀림없다. 자기지역 특산물을 널리 알리고 이를 바탕으로 관광자치를 이룩하겠다는 근본취지도 나무랄 데 없다.
그러나 문제는 실속이다. 현재 우리 눈에 비치는 축제들은 극소수를 빼고는 하나같이 중구난방이다. 단체장의 치적알리기 정도의 ‘홍보용 행사’에 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축제를 위한 축제에 그치고 있는 게 딱한 현실인 것이다. 그렇다보니 실속이 있을 리 없다. 실속없는 축제를 열어본들 예산만 낭비한.
일주일여 후에 열릴 울진과 영덕의 대게축제만 보더라도 그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기초자치단체끼리 같은 특산물, 같은 내용의 축제를 같은 시기에 따로 연다는 것은 누가 봐도 낭비다. 울진이나 영덕이나 그 바다가 그 바다다.
당연히 한 바다에서 잡히는 영덕대게이고 울진대게다. 사실 행사내용을 살펴보면 대게가요제, 대게체험행사 등 대동소이하다. 일각의 지적처럼 이렇게되면 두 자치단체 모두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지역발전의 발판노릇을 해야할 축제가 아까운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확률이 매우 높고 무엇보다 비정상적인 경쟁을 유발시켜 화합하고 협력해야 할 두 자치단체 주민들을 갈라놓을 소지도 없지 않다. 그런 점에서 각 기초단체들이 너도 나도 앞다투어 열고 있는 각종 축제들이 과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지 한번쯤 반성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난립하고 있는 축제문제는 이미 여러번 거론됐지만 이의 효율성 제고방안에 대해서는 여지껏 이렇다할 대책이 세워지지 않고 있는 것같아 안타깝다. 영천시와 김천시 등에서 열고 있는 포도축제, 봉화군 등 북부지역에서 개최하는 송이축제 등도 해당 자치단체들이 협의해서 최상의 효율을 올릴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나만의 축제’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여러지역을 연계한 축제를 연다면 예산을 절감하고 동시에 지역화합도 도모하고 특산물을 통한 관광연대도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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