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잡음으로 어수선하던 포항지역 사회가 모처럼 화합의 한 목소리를 냈다.
포스코와 포항, 그리고 지역 경제인들 사이의 껄끄럽고 미묘한 감정들이 ‘좋은 모양새’로 매듭지어졌다.
이날 오전 포항 시그너스 호텔에선 지난 3월 회장선거 이후 새로 뽑힌 최무도 회장의 취임식으로 화합의 첫 단추를 끼웠다.
전임 이무형회장에게 감사패도 전달됐고 이 전회장과 갈등을 빚었던 이형팔 상공의원도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이날 이·취임식은 지난 88년 4월 강신우회장과 박성록회장간의 이·취임식 이후 15년만에 열린 기념식이어서 의미가 더 컸다.
이례적으로 포스코에서도 이원표 제철소장을 비롯 김정원 전무, 박승대 섭외부장 등 간부들이 모두 참석해 축하했다.
이들은 이어 포항 목화예식장에서 열린 포항시의회의 ‘전국 최우수지방의회상 수상 기념식’에도 참석해 새로 정립된 ‘포스코와 포항’의 관계에 신뢰감을 보탰다.
이에 앞서 이날 포스코는 의미 있는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포항에 상주(常駐)해 지역협력을 담당할 전임 임원을 선정했고 지역협력 창구도 단일화 했다.
지난 23일 이구택회장이 시청을 방문했을 때 정장식 시장이 요구한 사항도 불과 30여시간만에 결실을 맺었다.
지역사회의 목소리에 포스코가 진지한 자세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변화에 화답이라도 하듯 정장식시장은 상의회장 취임식 축사에서 “얼마전 시와 포스코간의 불협화음이 있었지만 이회장께서 직접 시청을 찾아줘 고마웠다. 생산현장에서 땀 흘리는 포스코 직원들과 철강공단 근로자들이야말로 포항발전의 원동력이자 포항을 지키는 일등공신 이라고 믿는다”며 화합의 메시지를 보냈다.
마침 지루한 장마가 걷히고 찬란한 햇살이 포항 시가지를 비춘다.
‘비온 후 땅이 더욱 굳듯’ 이제 더 단단하게 굳은 포항땅위에 화합의 땀방울이 고이기를 빌어 본다. 산업현장에서 근로자들이 흘리는 상큼한 땀냄새와 포항 발전을 위해 다시 뛰는 상공인과 시장, 공무원들의 땀내음이 하나로 모아져 포항을, 살맛나는 향기(香氣)나는 도시로 발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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