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기술·적조퇴치·어업실태등 각종 조사 차질 우려경북지역의 유일한 해양수산연구소인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연구소 포항분소가 폐소된다고 하니 포항지역 어업인을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서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동해수산연구소 포항분소는 조선총독부시절인 1945년 경북지역의 수산발전을 위해 조선총독부 수산시험장 포항출장소를 설립한 후 명칭 변경등을 거치면서 97년까지 동해수산연구소로 존재하고 있다가 동해수산연구소 청사를 포항에서 강릉으로 이전한 후 현재 두호동 자리에 동해수산연구소 포항분소를 설치하여 경북연안의 수산관련 민원, 어업인 피해조사, 적조예찰, 양식기술 개발등을 부분적으로 수행하여 왔다.
97년에 동해수산연구소 청사가 강릉으로 떠나면서 당시 경북지역 어업인들은 필요한 민원을 처리하기 위하여 강릉까지 가야하는 불편함을 감내해야 했었다.
경북지역 수산업계와 수산관련 학교 및 연구기관등이 지역적인 소외감등으로 인해 불만이 상당히 고조되어 우리수협과 경상북도 어업인들을 중심으로 한 어민단체, 지역유관기관단체 등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국립수산연구 관련기관이 포항에 설립하게끔 노력하여 옛 부지에 포항분소가 설립되었다. 그런데 이젠 이마저 폐소한다니 정부에서는 동경128도 이동조업허용에 이어 경북동해안 지역 어민들을 죽이는 일을 또다시 자행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립수산과학원은 본원 1개, 3개의 연구소(동·서·남해), 4개 분소, 12개 수산종묘시험장으로 구성된 과학원의 조직을 전면 개편하는 구조조정을 조만간 단행한다고 한다.
현재 전국에는 제주에 제주분소, 전남에 목포분소, 전북에 군산분소, 경남에 통영분소, 경북에 포항분소가 있는데(강원에는 동해수산연구소가 있음) 이중 포항분소만을 폐소하여 모든 업무를 강원도 강릉에 있는 동해수산연구소로 이관한다고 하니 경북지역 어업인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일반해면어업 생산량은 강원도가 경북에 비해 50%, 천해양식업 생산량은 강원도가 경북에 비해 30% 수준에 못 미치는 등 수산세력 자체가 강원도에 비해 월등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동해수산연구소도 강원도로 빼앗기고 분소마저 없어진다면 지역 어업인들은 상대적인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동안 포항분소에서는 전복침하식 기술개발, 동해안 양식우렁쉥이의 대량 폐사에 관한 연구, 붉은 대게 자원조사, 독도주변 어업실태 및 자원조사, 고래류의 생태 및 풍도에 관한 연구, 영일만 해양환경의 질적변화 연구, 영일만내 패류자원조사, 적조예찰 및 피해조사, 적조퇴치기술개발, 각종 어병퇴치 기술개발등 우리 지역 수산업 발전에 크나큰 공헌을 하여왔다.
이런 포항분소가 폐소된다면 양식사업 및 양식기술 상담과 양식생물 폐사 원인규명은 당연히 어려워질 것이고 수산피해조사, 수산관련 민원등의 해결이 또한 힘들어질 것이며 지역특성 및 지역현안에 관련된 어업이나 양식기술 연구 및 기술개발 저하로 인해 어업인의 소득은 줄어들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지역 어업인들이 민원해결과 어업상담, 기술지원 등을 받으려 강릉까지 가려면 하루 조업을 포기한 채 5시간 이상을 가야하는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 또 포항지역에 국립수산연구소가 없어짐으로서 포항1대학, 포항과학고, 구룡포종고 해양수산관련 교육기관의 정보교류가 단절되고 연구기능이 약화되어 미래의 수산관련자로서의 의욕이 저하될 것이고 해양수산관련 자료 수집 및 문의, 연구상담이 불가능해 질 것이다. 이렇듯 눈에 보이는 많은 불편함을 어민들이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해져 온다.
동해안의 수산자원, 해양환경, 적조 등을 연구하고 현안사항을 해결하기에는 포항이 지리적, 산업적으로 최적의 위치에 있다. 경북도에 연구소가 없어지므로 해서 경북지역의 지방자치제에서 수행하는 각종 수산관련 시책사업에 대한 연구가 뒷전으로 밀리기 때문에 경북의 수산은 타도에 비해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국가연구기관은 폐지하기는 쉬워도 지역에 다시 설립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포항연구소 폐지는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목포분소를 해조류연구센터로, 군산분소를 갯벌연구센터로, 통영분소를 양식연구센터로 개편해 존속한다고 하는데 동해안 지역은 수심이 깊고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특이한 해역으로서 심해 이용자원이 풍부하므로 지역적 특성을 살려 포항분소를 폐소하는 것보다는 심해자원연구센터로 개편하여 어선어업 및 양식어업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포항분소의 폐소가 어민에게만 피해가 돌아가는 일은 아니라 생각되며 어민대표의 한사람으로서 동해수산연구소 포항분소 폐소를 재고해주길 관계기관에 호소합니다.
2003. 10. 31
포항수산업협동조합
조합장 김 영 도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