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끝난다는 冬至를 지났지만 아직 우리는 겨울 한가운데 있다. 기온만 추운 것이 아니라 정치를 비롯한 사회전반에 한기가 친다. 일반국민들은 상상도 못할 천문학적 수자의 정치자금이 차떼기로 오고갈 정도로 우리정치는 썩어 있었고, 정치가 썩은 만큼 국민들이 느끼는 추위도 그만큼 극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썩은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경제불황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 경쟁국가들이 활발한 전진을 계속하고 있는데 우리는 대선자금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정당들은 서로 물고뜯기를 그치지 않는다.
사회 전반이 이렇게 춥고 얼씬년스럽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를 따뜻이 데워주는 사람들도 있다. 관사를 장애인복지관으로 내놓은 군수, 군복무중 휴가를 틈타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에 나서는 군장병, 어른신들의 일거리 창출에 남다른 성과를 보여주는 공무원 등등이 그들이다.
경북 의성군 정해걸군수는 관사를 장애인복지관으로 내놓으면서 4천만원을 들여 개조해 지체, 시각, 정신 등 15개분문 장애인들의 사무실, 컴퓨터교육실, 물리치료실, 개별교육장, 사무실 등으로 쓰도록 할 방침이고, 관사정원은 각종 문화행사를 할 수 있도록 단장할 것이라 한다. 자치단체장들이 사용하고 있는 관사를 다른 용도로 내놓는 단체장도 있고, 이런 저런 구실을 내세워 계속 붙잡고 있는 단체장들도 있는데, 정해걸군수의 결단은 아름답다. 사욕만 버리면 이렇게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
해병대 1사단 포병연대 천강재병장은 대구대 사회복지과 재학중 군 입대했는데, 인터넷을 통해 ‘아낌 없이 주는 나무’를 결성, 20여명의 회원이 매월 1만원씩 모아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펴왔다. 그리고 휴가때에는 전국을 돌며 장애인들에게 목욕과 식사를 돕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과 함께 산책을 한다. 그리고 이번 군생활 마지막 1주일 휴가에는 한국백혈병어린이 재단에서 어린이들을 돌보았다.
영천시 사회복지관 이제익(54)씨는 노인들이 삶의 의미를 찾고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일거리들을 찾아내 제공하는 일을 해왔다. 영천사랑실버봉사단을 구성해 교통질서계도, 환경정비, 태극기보급운동 등을 전개토록 했으며, 전국 최초로 호랑이할아버지 환경순찰대를 발족, 환경관리, 놀이터 관리를 맡게해주었다.
사심과 사욕을 버리고 사회를 위해 혹은 남을 위해 봉사하고 베푸는 사람은 앤돌핀이 많이 나와 건강하게 장수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들이 세상도 따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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