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의 푸른 파도위로 붉은 태양이 힘차게 솟아 오르면서 대망의 2004년 희망찬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52만 포항시민 여러분!
천이백여 포항문화원 문화가족 여러분!
금년 한해에도 소망하시는 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고 가정에는 항상 행운이 충만하여 만사가 형통하시기를 축원드립니다.
그리고 지난 한해동안에 우리 고장의 전통문화발전을 위하여 어려운 여건에도 향토문화를 일구어 나가는 지킴이로써 문화의 불을 지피는 부지깽이 역할을 담당하면서 헌신과 봉사를 아끼지 않았던 문화가족 여러분께도 충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민속(民俗)의 육십갑자(六十甲子)로는 금년은 갑신년(甲申年)이 되고, 12지(支)로는 올해를 신년(申年)이라 하는데 신년에 출생한 사람의 지지(地支)를 동물의 이름으로 상징하는 ‘띠’는 원숭이에 해당되므로 2004년은 원숭이 띠의 해가 됩니다.
원숭이라는 동물을 우리 지방의 방언으로는 잔나비 혹은 잔내비로 일컫는데 잔나비라는 말은 동작이 날쌔고 재빠르다라는 뜻의 어원을 ‘재다’라고 하는 말과 원숭이라는 뜻의 ‘납’이라는 말을 합쳐서 부친 명칭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잔나비라는 명칭보다는 원숭이로 통용되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 태어난 해의 ‘띠’를 말할때는 아직도 잔나비로 부르고 있습니다. 잔나비라는 동물은 우리 인간과는 닮은 데가 가장 많은 짐승으로 다른 짐승들과 비교하여 대체적으로 두뇌가 뛰어나 영특하고 재주가 많음으로서 잔나비 해에 태어난 사람 역시 재능이 높아 모든 일을 재치있게 잘 풀어 나가는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12지 중에서도 잔나비 해는 다른 어느 해 보다도 어려웠던 일이 쉽게 풀려 나가는 한해로 믿어 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잔나비 해를 맞은 금년 한해에는 지난 해에 있었던 더디고 고통스럽고 쉽게 풀리지 않았던 모든 일은 빨리 잊어 버리고 시민 모두가 잔나비 해에 걸맞는 만능의 재주와 재치(才致)를 발휘, 위로는 정부나 정치권에서부터 아래로는 국민 모두가 편안한 삶을 이룰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할 때 입니다.
시민 여러분! 그리고 문화가족 여러분!
갑신년 새해를 맞아 휘망을 가득 품고 한반도의 동녘 호미곶에 떠오른 아침해의 힘찬 기운을 가슴에 담고 금년 한해를 힘차게 시작합시다.
그리고 문화가족 여러분과 더불어 포항시민의 문화향수권을 조성하는데 열과 성을 다할 것을 다짐드리면서 여러분의 가정마다 건강과 만복이 가득하시기를 다시 한번 기원드립니다.
갑신년 새해 福 많이 받으십시오!
강 해 중
<포항문화원장>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