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항시 북구 용흥동 연화재 등산로 일대 임야가 마구잡이로 훼손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미 수십년생 소나무 수백여그루가 간벌이라는 명분 아래 줄줄이 잘려나갔다고 한다.
흔히 이루어지는 임야의 간벌(間伐)이나 택벌(擇伐) 등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산림의 양질보존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무질서하게 자라는 수목들을 가지런히 함으로써 영양분과 햇빛의 균형공급을 원활히 해주고 그로 인한 수목의 균형성장을 통해 산림의 질과 경제적 가치를 높여준다. 그러나 지금 연화재 일대 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은 불법 남벌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이 임야의 제반 상황을 감안할 때 벌목 상태가 석연찮다. 게다가 현재 찜질방과 식당이 이 임야 인근에서 성업중인데 이 점도 우리의 의심을 부추긴다. 주5일근무제로 인해 도시외곽의 위락시설이 각광을 받고 있고 더구나 성업중인 찜질방의 바로 곁에 있다면 개발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건축허가 등 임야를 개발하려면 임야로서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길밖에 없을 것이고, 입목도(立木度)를 낮추는 것이 한 방법이 될 것임은 물론이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 역시 공통적으로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포항은 바다와 함께 도심에 양학산 등 녹지를 끼고 있어서 참으로 다행스러운 도시지만 지금같아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방심하고 있는 사이 불법벌목이 그 좋던 산을 야금 야금 갉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특정시가 되고 나아가 광역시가 되면 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지금도 보배나 다름없는 양학산 등 도심의 산림이 포항시의 허파노릇을 톡톡히 해낼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도심의 산림을 보호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항시당국이 누구보다 먼저 반성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행정하는 양상으로 봐서는 산림의 중요성에 대한 의식이 많이 부족하다. 아까운 산림이 마구 훼손되고 있는데도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뒷짐만 지고 있는 모습은 자신들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직 불법 여부를 단정할 수 없는 만큼 포항시나 사법당국은 즉각 진상조사에 나서 전모를 샅샅이 밝혀내야 할 것이다. 만약 불법행위임이 드러난다면 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도심의 나무 한그루 한그루는 시민의 삶의 질에 관계되는 것임을 모두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